37page

나오기 시작했고, 저도 평소에 의협심이 많았는지 헌혈을 하러 가기 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게 제 헌혈 인생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형희 중사 고3 성탄절 날이었습니다. 영아원 봉사활동을 하고 집 에 돌아가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돈을 넣은 적이 있습니다. 돈을 넣으 면서 내가 정말 가진 것이 많다면, 더 많이 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 움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다가 헌혈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안태수 중사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작은 교통사고가 있 었습니다. 피해자가 운이 나쁘게도 혈관을 다치는 사고였고, 피해자 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돕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피해자의 피가 우연히도 저와 같은 RH-였고 그 중에서도 더욱 드물다는 A형이 었습니다. 긴급히 수혈이 필요한데 혈액이 모자라다는 얘기를 듣고 헌혈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100회가 넘는 헌혈 중 기억에 남는 헌혈의 순간이 있다면? 홍정우 대위 아무래도 첫 바늘을 꽂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너무 긴장을 했는지 피가 잘 안 나오는 것이었습 니다. 간호사들도 이것 저것 만져보더니 결국엔 안 되겠다고 하는 것 이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 분들도 끈질기셔서 반대편 팔에 바늘을 찌르더라구요. 너무 긴장하면 혈관이 많이 놀라고 수축돼서 피가 잘 안 뽑힌다고 하더군요. 이형희 중사 ’99년도에 누나 친구분의 어머니가 암으로 투병중이다 고 하여, 헌혈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기계가 좋아져서 혈소판 헌혈을 한 쪽 팔에 40~50분 정도만 하면 되지만 당시에는 4시간 동 안 양쪽팔에 주사바늘을 꽂고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혈소판 헌혈 은 처음이었고 정말 힘들었지만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내심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안태수 중사 저 역시 첫 번째 헌혈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저는 제 가 Rh-인지도 몰랐었고 그냥 A형인 줄 알았는데 첫 수혈 후에 병원 관계자께서 그냥 살지말고 좋은 일 한다 생각하고 정기헌혈을 권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급박한 사고 상황에서 저에게 작은 일인 헌 혈로 한 사람을 살리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니 헌혈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헌혈을 하면 어떤 순간에 어떤 보람을 느끼게 되나요? 홍정우 대위 시간 날 때마다 헌혈을 하다보니 많이 했다 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고 100회가 넘어 가고 있었습니다. 헌혈을 하는 보람은 뭐니뭐니해도 좋은 일을 했다 는 성취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헌혈하면서 많은 추억을 쌓 은 것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보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이형희 중사 헌혈을 한 후 이 혈액 500ml가 보관함 속에 담겨질 때 가 제일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제 혈액의 성분이 언젠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주 절실하게 필요한 곳에 쓰인다라는 생각을 하면 정 말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Vol. 38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37 안태수 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