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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57 vol. 37 Peoples 안타까운 사실은 대다수의 지역주민들이 함께 동참하며 따뜻한 밥과 사랑을 나누었지 만, 이 시설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주민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천 명 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뒤처리까지 해야 하는 고된 일이 아직까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몰 려드는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들 덕분이었다. 밥퍼나눔운동본부 사무실의 자원봉사자 현황에는 이미 한 달 후까지 자원봉사를 오겠다는 개인과 단체들이 예약돼 있었다. “초창기 이 운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자원봉사자들이 “같이 하자. 힘내자.” 라고 격려한 덕분에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적입니다. 밥 굶는 사람 한 사람이 있을 때까지 밥을 푸겠다는 그 정신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기적입니다.” 하루에 약 1,000명의 독거노인이나 노숙자 등이 이 식당을 찾는다. 하지만 이들에게 제 공되는 밥의 양은 사실상 3인분에 가깝다고 한다. 밥을 싸가서 저녁이나 다음날 아침을 해결하기도 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쌀과 밑반찬을 배달해 주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 도 엄청나게 많은 쌀과 음식이 필요할 것 같은 이 봉사활동은 95%가 후원으로 충당되 고 있다. 김형길 본부장은 밥을 먹으러 찾아오는 이들을 ‘아버지’, ‘어머니’ 라는 호칭으로 대했다. 밥을 같이 먹는 식구(食口)이고 자신들이 사랑을 베푸는 만큼 그분들 역시 자신들에게 사랑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분 한 분이 아버지, 어머니 같고 제 마음 속에 있지 만 유독 마음 이 쓰이는 한 분이 있습니다.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국적도 모르는 아줌마인데 매일 화장을 아름답게 하고 오셔서 다들 미스코리아라 고 부릅니다. 이 분이 우리가 알아듣는 단어를 쓰지 못해서 대화는 안되는데, 그럼에도 그 느낌과 감정은 교감이 되는 거죠. 저 분이 나 를 신뢰하고 사랑하고 여기 오는 걸 행복해 하신다는 것이 느껴지니 보람을 안 느낄 수 없습니다.” 17년을 이 운동과 함께 해왔다는 한 할머니에겐 찾아오는 이들이 불 쌍한 자신의 아들같기만 하다. "IMF가 터졌을 때 30대 후반 가장인 것 같은 사람이 “어머니 저 손 좀 한 번 잡아주세요. 저 어떻게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라면서 울며 밥을 먹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너무 가슴이 아팠 고, 이 사람들이 여기서 안 먹으면 굶는다는 생각에 17년째 여기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69세가 된다는 할머니는 집에서 지치고 힘이 들어도 이곳 에 와서 일을 하면 힘이 펄펄 난다고 한다. 손자뻘 되는 해병들을 위 한 한 마디를 부탁드리자, 너무나 따뜻한 말을 남겨주었다. “자라서 나만 위해서 사는 사람이 되지 말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사람,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을 위해 사는 것보다 나보다 아래에 있 는 사람을 섬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나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을 위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말에 김형길 본부장 역시 해병대원들에게 따뜻한 당부의 말을 이어 갔다. “잡지에 ‘사랑과 봉사’ 릴레이탐방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해병대가 국민과 이웃을 생각하는 정신이 깃들어져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 히 이번 겨울은 더 춥습니다. 사회적 이슈가 된 좋지 않은 뉴스들로 기부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아 닙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돕고자 하는 마음을 꾸준히 가졌으 면 좋겠습니다. 우리 해병대 장병들도 이런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해 보면 스스로에게도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 면 사령관님도 밥퍼에 오시도록 초대를 하고 싶습니다.(웃음)” 1 각자 맡은 반찬을 식판위에 올리는 자원봉사자들 2 따뜻하고 푸짐한 밥은 한 겨울 추위를 녹이기에 충분 해 보인다. 3 자기 몸덩이 만한 밥솥을 씻고 있는 중학생 4 배고픈 이를 기다리는 따뜻한 밥과 국 5 지난 2005년 밥퍼나눔운동 발대식에 함께한 최일도 목사와 이명박 대통령(당시 서울시장) 3 4 5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