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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 November 2009 | 해병대 I 병영탐방 해병대 장교 육성의 요람 장교교육대대 글∙사진 / 대위 박성완 장교교육대대에 근무한지 벌써 2년이 지났다. 2007 년도부터 시작했으니 내 군생활의 절반 이상을 후배장 교들을 육성하기 위해 보낸 것이다. 쉽지만은 않았던 시간. 이제, 중위시절을 함께했던 이곳을 떠나면서 지 난 시간을 추억해보려 한다. 해병대 장교가 되길 꿈꾸는 자라면 누구나 한번 거 쳐 가야 하는 곳. 장교교육대대는 명실상부한 해병대 장교의 산실(産室)이자 요람(搖籃)이다. 사관후보생 교 육부터, 학군사관후보생(해양대, 제주대 ROTC) 입영 훈련, 해사생도 상륙작전 실습, 육군 ROTC과정을 거 친 자원 및 해사생도 임관 전 교육까지, 해병대가 요구 하는 소대장을 만들기 위해 장교교육대대장 이하 중대 장, 소대장 총원은 교육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장교교육대대 소대장들의 아침은 다른 이들보다 일 찍 시작된다. 절도 있는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교육생 들이 잠에서 깨기 전에 소대장들은 먼저 일어나 씻고, 복장을 매만져야 하기 때문이다. 활기차게 구보로 교 육훈련단의 아침을 열고나면 본격적인 하루의 시작이 다. 온전히 하루를 그네들과 함께 보내는 동안에도, 혹 여 교육받기에 제한이 되는 부분은 없는지를 늘 고민 하며, 내일, 모레, 그리고 다음에 있을 교육을 위해 끊 임없이 준비하기에 장교교육대대의 소대장실은 언제 나 분주하다. 이제 막 젖을 떼고 밥을 먹기 시작한 갓난아이 같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어린아이 와도 같은 교육 생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처음 접하는 군대라는 조직 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러한 가 운데 소대장들은 벼랑 끝으로 새끼를 내모는 어미사자 와 같은 마음으로, 때로는 품안에 새끼를 넣어 보듬어 주는 캥거루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지도한다. 대학교를 졸업한 성인들이, 명령을 잘 알 아듣지 못 해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일 때면 소대장 도 사람인지라 화가 치솟을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10 주간의 교육 후 그들이 홀로 우뚝 설수 있기를 기대하 며, 참을 인(忍)자를 가슴속에 세 번 아로 새기면서 다 시 시작한다. 이들의 처음 모습을 볼 때면, “짧은 기간동안 어떻게 교육시켜서 해병대 장교를 만들어 보내나”라는 한숨이 매번 나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그들과 함께 호흡 하면서 그러한 한숨은 줄어들고 애착이 점점 강해진다. 어느덧 개개인마다의 특징, 성격 그리고 눈빛을 이해할 때쯤이면 벌써 임관식을 하게 된다. 임관 후 느끼는 공 허함, 그 공허함을 채워주는 이름 모를 감정... 아마도 보람과 뿌듯함이 아닐까 생각하는 그 느낌은 내가 임관 했을 때와는 또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힘들더라 도 이러한 쾌감을 알기에, 그 다음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장교교육대대에서 반복되는 2년간의 시 간을 보낼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소대장들의 교육 방식은 모두 상이하다. 어떤 이는 강한 훈련과 압박, 강압적인 교육을 통해 단기간에 교 육생들을 원하는 수준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 떤 이는 교육생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보살펴 주며, 부드럽게 다가가 그들의 마음이 움직일 때 비로 소 , 빠른 변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아직도 명확한 정답을 찾지는 못했다. 이제 겨우 깨달 은 것은 교육과 훈육에 정답도, 지름길도 없다는 것 뿐. 처음에는 이러한 교육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소대 장들의 말 못할 갈등으로 인하여 마음고생도 있었지 만, 이내 교육생들에 대한“사랑”이라는 공통점을 발견 할 수 있었고, 각자 생각한 방법대로 우리가 가진 모든 열정을 남김없이 쏟아 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