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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 November 2009 | 해병대 I 특별기고 에서 판문점까지였으므로, 해병 전차중대는 지금의 임진 강 자유의 다리 건너 155고지(도라산 전망대)를 중심으 로 사천강 하류 전초진지까지 넓은 지역을 맡아 해병부 대를 기동과 화력으로 지원하였다. 7월에는 사천강에서 중공군 보병 1개대대가 도강하는 것을 3소대 소 대장 김세환 소위와 명태호 선임하 사가 발견하고, 전차포로 사격하여 큰 전과를 올렸다. 전차중대 정영섭 상병이 탄 전차는 1952년 여름, 155고지 북쪽 2Km에 있는 67고지 를 지나가다가, 중공군 시체 3구가 길가에 늘어져 있어 전차를 세우고 승무원들이 시체를 길가로 옮겨 놓 았다. 전투상황에서 전차를 세우고 승무원이 전차에서 내리는 것은 극 히 위험한 일이지만, 아무리 적이라 도 인간적인 마음에서 도저히 시체 를 짓뭉개며 달릴 수가 없었던 것이 다.(정영섭 상병은 155고지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으나 후송을 거절하고 전투를 계속하였다. 그의 오른팔에는 아직도 상흔이 있고 조그만 파편이 들어있다.) 중공군은 9월 추석날 보름달이 뜰 때 대공세(추계 대 공세)로 나와 아군 주저항선을 돌파하려 했으나, 이때 해 병 전차중대의 전차들이 사천강 방어선에 횡대로 늘어서 서 돌진해오는 중공군에게 포사격을 퍼부어 그들을 격퇴 하여 한국 해병대의 진가를 발휘하여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었다. 155고지는 사천강 남쪽에서 가장 높은 고 지로서 해병대 제1전투단의 전방 OP고지로 널리 알려졌 다. 꼭대기는 적의 포탄이 하도 많이 떨어져 포탄 때문에 흙먼지가 1m나 쌓였다. 중공군은 낮에는 미군 항공기를 겁내어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피리를 불거나 꽹과리를 치면서 공격하였다. 여기에 대비해 해병 전차중대는 낮 에 탄착점을 미리 외워두었다가 중공군이 야간에 공격해 올 때 그 지점을 사격하였다. 밤새사격을 하다보면 포탄 과 기관총알이 바닥났고, 이때는 트럭으로 탄약을 공급 받거나 전차를 이동하여 중대본부로 내려가 탄약을 싣고 다시 고지에 올라와 사격하였다. 미 해병대의 항공지원이 필요할 때는 해병 전차중대에 파견된 미 해병 고문관에게 요청하면 미 해병대 전투기 가 곧 상공에 나타났다. 항공근접지원은 미 해병대 콜- 셰어 전투기의 지원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공군전투기보 다 해병대 소속 콜-셰어 전투기가 위험을 무릅쓰고 저공 으로 날아와 적의 목표물을 완벽하게 타격하였다. 콜-세 어 전투기의 해병대 조종사들이 우 리 해병 전차부대의 상공을 낮게 날 아 동체를 옆으로 기울이면서 손을 흔들어 줄 때는, 우리 해병 전차병 들의 사기도 더욱 충천하여 힘차게 손을 마주 흔들었다. 국적을 떠나 같은 해병대라는 교감이 서로 오갔 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우리 해병대와 미군 해병대는 연합작전으로 중공군의 거 듭된 인해전술을 장단지구 사천강에 서 성공적으로 격퇴하였고, 여기에 는 해병 전차부대의 활약이 큰 몫을 했다. 1953년 5월 무렵, 적이 임진강 상류 연천지구의 노리고지, 베티고 지를 점령하고자 하자, 해병 전차부대는 이를 방어하는 육군 제1사단 예하 제11, 제12, 제15연대에 화력지원을 하였다. 이때 함께 지원에 나선 육군 전차중대의 M36 전차의 경우 무한궤도의 폭이 좁아 급경사는 잘 오르지 못했으나, 해병대의 M4 전차는 급경사도 잘 올라갔기 때문에 육군 제1사단에 화력지원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 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긴다. 육군 전차중대 소속 M36 전차가 가파른 언덕길을 제대로 오르지 못할 때는, 해병 전차부대의 M4 전차가 견인해 고지 정상에 오르기도 하 였다. 해병 전차부대가 전진할 때는 앞서서 해병 공병중대가 지뢰탐지기로 지뢰를 찾아냈으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뢰를 전차가 밟을 때도 있었다. 이 경우 무한궤도가 부 서져 전차는 정지하게 되는데, 멈추자마자 이를 기다렸 다는 듯이 중공군의 박격포탄이 전차 주위에 맹렬하게 떨어졌다. 박격포탄은 전차에 명중하여도 포탑이나 차체 에 손상을 주진 못하였으나 전차 뒤쪽 엔진상부의 격자 판(格子板)에 정확하게 떨어지면 화재를 일으켰다. 이런 경우, 견인 크레인이 달린 복구용 전차가 야간에 은밀하 게 투입되어 부서진 전차를 후방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했다. 주간에는 적의 사격이 심해 야간에 끌어냈는데, 새 벽 2시에 끌어낸 전차도 있고 5일 만에 간신히 끌어낸 ▲ 해병대사령관 재직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