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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1사단 일병 이 석 배 www.rokmc.mil.kr DECEMBER 2008 69 입대 전, 명절에 대한 기억의 대부분은 귀성전 쟁의 대장정을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시간 을 보낸 것이었다. 끝없는 차량의 행렬 속에서 답답함 과 씨름하다보면 어느새 맥이 다 빠져버리기 일쑤였고, 그렇게 겨우겨우 친척들과 만나더라도 또래 친척이 없 었던 관계로 조용히 보내는 것이 그동안의 나의 명절나 기였다. 하지만, 군에서 첫 명절을 맞는 오늘, 가족과 함께 했 던 모든 명절나기의 과정이 행복함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훈이‘감사하는 생활을 하자’임에도 불구하 고 일상적인 행복에 대해 너무 무심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또 그렇다고 명절의 행복에 대하여 하나하나 따지 자면 끝도 없는 것이지만 제각기 바쁜 나날 속에서 몸 건 강히 한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 지는 행복에 대해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지 금에서야 해본다. 이번 한가위는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명절을 맞게 되었다. 유난히 걱정도 많고 정도 많으신 부모님의 품에 서 외아들로 커온 내가 부모님과 떨어져 보내는 이번 명 절이 가지는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사회에서 명절을 맞을 때에도 뭐가 그리 바빴는지 주 변 지인들에게 신경 쓸 생각을 하지 못했던 나였다. 그랬 기에 군대에서 보내는 이번 명절을 계기로 최소한 명절 때만은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가까운 학교 선후배나 친구들부터라도 서로 안부를 묻고 답하며 챙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사람사이의 관계 속에서의 행복 도 찾아보려 한다. 또한, 해병대라는 테두리에서 만난 선·후임병 모두가 평탄한 생활을 하다가 입대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각자의 가슴 아픈 사연을 가슴에 품고 꿋꿋이 군 생활을 해나가며 명절을 맞이하는 전우의 모습을 보며 더욱더 열심히 생활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앞으로 명절 에는 부모님이나 여러 친지들에게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 짐도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는 생각도 했다. 여러 가지로 군에서 처음으로 맞게 되는 이번 명절은 나에게 마음속의 숨겨져 있던 행복들을 찾을 수 있는 좋 은 기회가 되었다. 군에서맞은 첫 명절이선물한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