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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www.rokmc.mil.kr JUNE 2008 ● 열린광장 내 인생의 한창 젊은 날, 모든 걸 뒤로한 채 내 발 로 걸어 들어온 훈련소 문, 내 청춘을 군대에서 보내는 것에 대한 좌절감,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하는 불안감, 남은 군 생활에 대한 막막함, 가족에 대한 미안함, 그리움, 군에 입대하고 처음 낯선 곳에서 잠자 리에 누워 잠을 설치던 그 느낌, 그 기분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조금은 서러운 기분도 들었다. 밖에서 누렸던 자유를 군에서는 얻을 수 없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 생 각해보면 나는 그동안 군에서 만난 전우들과 해병대에 대한 자부심을 얻었다고 자신한다. 그리고 어른이 된다 는 두려움과 처음 군에 입대하기 전의 두려움을 몸으로 부딪쳐 이겨 낸 것처럼, 나는 군 생활 속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배워왔다. 내가 대학에 진학한 후, 어른이 된 듯 착각하며 방탕 하게 생활할 때 부모님께서는 항상‘군대를 다녀와야 어른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대로 나는 입대한 후 책임감을 키우고, 인내심이란 걸 배우고, 전우에 대 한 배려심, 그리고 사회성을 몸으로 배워왔다. 점차 성 숙해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이제야 부모님께 서 하신 말 씀이 옳았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직 많이 남은 군 생활, 앞길 창창한 내 인생, 분명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한 시련을 겪지 않 는다면 이겨내는 성취감 또한 크지 않을 것이다. ‘하늘 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준다’고 하지 않는가. 어떤 시련이 와도 이제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난 이 제 성인이 되었고 난 내 자신을 믿으니까. 이제 나는 사회에 있던 예전의 나를 버리고 대한민국 국군 장병 중의 한 사람이 되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성년의 날을 밖에서 보냈다면 여자친구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군에서 근무 를 서며 성년의 날을 보내는 것을 난 후회하지 않는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남자가 되어 가고 있는데 이보다 값진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나중에 내 아이가 태어나면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성년이 되던 해 군대에 들어와서‘진짜 남 자’가 되었다고. 1사단 포병연대 일병 황 인 성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나는 5월이 되어 어느덧 일병으로 진급을 하고 내 나이도 만 20살이 넘어 드디어 성년이 되었다. 성년의 날... 장미, 향수, 그리고 달콤한 키스를 연인에게 주는 날. 이제 진정으로 성인이 되는 사람에게 축하와 격려를 해주는 날이다. 하지만, 군대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군대에선 단지 전우들과의 땀으로 끈끈한 전우애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