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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www.rokmc.mil.kr JUNE 2008 ● 국민 속 해병대 하지만, 바위 깊숙이 타르에 오염되어 숨 쉬지 못해 부패되어 사라져간 생명들이 뿜어내는 악취 는 타르의 냄새와 함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닦아도 닦아도 계속해서 묻어나오는 타르와 또한 멀쩡한 자갈과 모래를 파면 그 안 에 스며들어 있는 타르를 보며, 한동안은‘정말 이렇게 한다고 자연이 치유가 될까?’라는 의구 심마저 들었다. 하지 만 그때마다 어김없이 소라와 말미잘, 바닷게가 눈에 들어와 희망과 의지가 생겨, 방제 작전을 계속 해서 할 수 있었다. 삽시도에서는 한때 민간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작업을 한 경우도 있었는데, 다들 주말에 어렵게 시간을 쪼개어 나오 신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이었다. 그때가 한창 기온이 오르고, 연일 계속되는 작전으로 나태 해지는 시기였는데, 이분들 덕분에 자극을 받은 우리는 다시 한 번 심신을 가다듬고 작전에 매진할 수 있었다. 상륙작전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IBS를 타고 민간인이 갈 수 없는 절벽이나, 무인도 지역에서 방제작전을 수행할 때는 그야말로 해병대로서의 자부심이 들었다. ‘나비효과’라는 이론이 있다. 끊임없이 묻어 나오는 타르를 보며‘나비효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딱 들어맞는 비유는 아닌 듯하지만, 내가, 우리가 닦아내는 타르 한 방울 한 방울이 결국에는 작은 생명을 살 리는데 도움이 되고, 또한, 이런 작은 생명이 살아 더 큰 생명이 살아 결과적으로 서해 바다가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 을 해보았다. 좀 더 빨리, 좀 더 완벽한 모습으로 말이다. 훗날 우리가 모두 아버지가 되었을 때 가족과 함께 이곳 서해바다에 찾아와 나의 어린 아이들에게 더욱 푸르게 살아 숨 쉬는 서해바 다의 생명과 만선의 고기잡이 어선의 기쁨을 함께 느끼며, 그 옛날 나와 나의 전우들이 이곳에서 땀을 흘렸었다고, 나의 전우들을 추억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