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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29집 99 해석된다. 48) 즉, 국가를 위하여 한몸을 바치며 일심단체(一心團體)하여 조국독립 을 회복하고 동양평화를 이룩하겠다는 단지동맹의 맹서를 다짐하는 상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안 의사의 옥중유묵은 어느 것이든 아직까지 유 명인의 것에 따르기 쉬운 위조시비가 거의 없다. 다른 하나는 안 의사의 모든 유 묵은 문구내용이 동일한 것이 하나도 없다. 간혹 내용상 뜻이 유사한 경우는 없 지 않으나 안 의사는 남에게 줄 때 같은 유묵을 한 폭 이상 휘호하지 않았던 사 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안 의사의 유묵은 유묵 하나하나 마다 깊은 뜻과 우여곡절의 전래 사연을 담 은 것이어서 쉽게 분류하기 어렵다. 굳이 형식상이라도 분류하면, 첫째 안 의사의 높은 기개와 도덕, 그리고 애국적 사상을 한 두 구절의 명구나 5언 내지 7언절구 로 표현한 시문들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애국심을 결집한〈국가안위 노심초사 (國家安危 勞心焦思)〉라든가 군인으로서의 애국본분을 명시한〈위국헌신 군인본 분(爲國獻身 軍人本分)〉 등은 그러한 명구라 할 수 있다. 둘째,〈임 생각 천리 길에 바라보는 눈이 뚫어질듯 하오리다. 이로써 작은 정 성을 바치오니 행여 정성을 저버리지 마소서(思君千里 望眼欲穿 以表寸誠 幸勿負 情)〉같은 것은 정철(鄭澈)의〈사미인곡(思美人曲)〉을 월등하는 충군애국(忠君愛 國)의 열정을 표현한 애국시인 것이다. 그리고〈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못하면 큰 일을 이루기 어렵다(人無遠慮 難成大業)〉같은 것은 조국광복을 위한 ‘심모경륜 (深謀經綸)’을 자성한 것이다. 셋째,〈동양대세 생각하매 아득하고 어둡거니 뜻있는 사나이 편한 잠을 어이 자리. 평화시국 못 이룸이 이리도 슬픈지고 정략(침략정책)을 고치지 않으니 참으 로 가엽도다(東洋大勢思杳玄 有志男兒豈安眠 和局未成猶慷慨 政略不改眞可憐)〉이 나〈동양을 보호하려면 먼저 정략(침략정책)을 고쳐야 한다. 때를 놓쳐 실기하면 후회한들 무엇 하리(欲保東洋 先改政略 時過失機 追悔何及)〉,〈나는 이등을 해치 고 살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동양평화를 근본으로 하여 살았다(害我伊藤不復活 生我東洋平和本)〉등의 유묵은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東洋平和論)을 결집한 시문 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태극기에 혈서한〈대한독립(大韓獨立)〉과〈독립(獨立)〉〈제일강산(第一江 山)〉등의 휘호는 조국광복을 다짐하는 안 의사의 굳은 애국심을 담은 것이다. 48) 앞의 윤병석,〈安重根의 同義斷指會의 補遺〉,《한국독립운동사연구》제32호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