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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 하얼빈의거와 순국 100주년의 성찰 78 군사연구 제129집 해산시킬 빌미를 주어 국망에 즈음하여 나라의 군대가 무장해제를 당하고 강제 해산되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한편 안 의사가 북만주 흑룡강성 하얼빈에서 의거를 결행하고 이어 요령성 여 순에서 순국한 사정을 우연이라 하기보다는 러시아와 일본이 그곳들을 중심으로 남북만주와 한반도를 두고 서로 각축을 벌인 역사적 배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정 러시아는 용맹한 카자크군을 앞세워 수세기간에 걸친 동진경략(東進經略) 끝에 중국 흑룡강(黑龍江) 북쪽 시베리아 전역을 점유하고 1858년 아이훈(愛琿) 조약을 맺어 영유(領有)를 합법화하였다. 아울러 흑룡강을 아무르(Amur)강이라 개명하면서 아무르 주(州) 총독부를 두고 신 영토 시베리아를 통치하기 시작하였 다. 그 후 2년 뒤인 1860년에는 흑룡강 하류 남쪽이며 우수리강(烏蘇里江) 동쪽의 연해주까지 병합하는 베이징 조약(北京條約)을 맺었다. 그 후 러시아는 그 광막한 시베리아와 잇닿은 연해주를 개발하면서 태평양 방 면으로 남진하는 남하정책을 추진하였다. 연해주 남단 중요 항구인 블라디보스토 크 군항을 건설하면서 그곳과 북쪽으로 연해주 그리고 시베리아를 관통하여 우랄 산맥을 넘어 러시아 본국의 모스크바와 페테르스부르크까지 연결하는 대역사의 시베리아 철도를 부설하였다. 러시아는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남북만주와 한반도 를 넘겨다보면서 블라디보스토크 다음 역인 우수리스크에서 갈리어 중국 흑룡강 성을 관통하는 동청(東淸)철도를 부설, 흑룡강성의 수도인 하얼빈을 만주경략의 거점 도시로 건설하였다. 우수리스크에서 갈리어 나온 동청철도는 국경도시 포그 라니치나야를 지나 중국의 목릉(穆陵), 해림(海林) 등지를 거쳐 하얼빈으로 연결 되고 다시 북쪽으로 만주리(滿洲里)를 지나 시베리아 치타역에서 시베리아철도 본선과 합선되는 전략 철도이다. 그 후 러시아는 다시 동청철도의 중심역인 하얼 빈 에서 남쪽으로 장춘(長春)․심양(瀋陽)을 거쳐 요동반도(遼東半島) 남단인 대련 (大連)과 여순(旅順)을 연결하며 남북만주를 관통하는 동청철도의 남지선(南支線) 설치에 호시탐탐하고 있었다. 한편 명치유신 후 군국화(軍國化)를 서둘러 대륙정책을 추진하던 일본은 1894년 청일전쟁을 도발, 한반도에서 청군을 구축하면서 더 나아가 압록강과 발해만(渤 海灣) 너머의 여순과 대련을 점령하고 북쪽으로 지금의 심양인 봉천(奉天)까지 진출하여 남만주의 요동반도를 차지하고 청과 1895년 시모노세끼(下關)조약에 의 하여 그 영유를 합법화하려 했다. 그러나 남하정책을 추진하던 러시아가 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