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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29집 59 단결력 부족과 교만함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는 ‘불합’ 두 글자를 거두어내 어 단합할 때만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둘째, 러시아 한인사회 특히 의병세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엿볼 수 있다. 그는 한인사회의 분열양상을 정확히 인식하였고 그 해결책으로 단 합론을 제시했다. 의병세력은 최재형 등의 토착세력과 이범윤 등의 이주세력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이는 대일투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안중근이 러시아 의병의 여론형성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를 통해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의 의병 지도자로 성장하였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이러한 면에서 안중근이 동의회 참여와 국내진공작전을 이끌 수 있었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나. 조국애와 지휘관의 조건 안중근은 한인들에게 의병을 조직하기 위해 조국애를 강조하는 유설을 여러 곳에서 하였다. 특히 그는 의병전쟁의 당위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하였다. 55) ① 5조약과 7조약으로 일제는 황제를 폐하고 군대를 해산하였으며 철도․광 산․천택․전답․가옥을 군용지로 강탈하여 그 피해가 무덤의 백골에까지 미치니 국민된 사람으로서 분함을 참을 수 없다. ② 일제는 의병을 폭도라고 하며 한국 인 수십만을 살육하였다. ③ 한민족 2천만이 일본의 보호를 받기 원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세계를 속이고 있는 이토를 죽이지 않으면 한국은 물론 동양도 망하고 말 것이다. ④ 일제는 5년 내에 러시아․청국․미국과 개전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인들은 모두 총칼을 차고 의병을 일으켜야 후세에 부끄럽지 않다. ⑥ 어떤 사람은 자원 출전하고 어떤 사람은 무 기와 의연금을 내어 의거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여기에서 안중근의 군인관을 유추해볼 수 있다. 즉, 군인은 강렬한 조국애를 바 탕으로 국가안위를 위협하는 적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상무정신을 갖추어야 하고, 정확한 국제정세의 분석위에 전쟁계획을 세워야 하며, 특히 단합을 승리의 원동 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군인관이었다. 그의 군인관 핵심은 한마디로 “단합”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지휘관의 조건으로 단합을 바탕으로 냉 정한 국내외 정세의 분석력을 갖추고서 적국의 국민마저 감복시킬 수 있는 포용 력을 제시하고 있다. 55) 안중근,「안응칠역사」, 182~18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