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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29집 31 우리 일반 회우(會友)가 손가락 하나씩 끊음은 비록 조그마한 일이나 첫째는 국가 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빙거요, 둘째는 일심단체하는 표(標)라. 오늘날 우리가 더운 피로써 청천백일지하( 靑天白日之下 )에 맹세하오니 자금위시( 自今爲始 )하여 아무쪼록 이전 허물을 고치고 일심단체하여 마음을 변치 말고 목적에 도달한 후에 태평동락을 만만세로 누리웁시다.” 63) 위 취지서를 통해서 보면 동의단지회는 조국독립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 칠 굳은 결의를 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결성된 일심단체였다. 그러므로 회맹 때 결행한 단지(斷指)는 곧 나라에 몸을 바치는 빙거인 동시에 일심단체의 표상 (表象)이 된다는 것이다. 독립과 일심이 위의 취지서를 관통하는 핵심 키위드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와 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결성된 동의단지회의 근본적 취 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동의단지회의 결성 취지나 목적은 안중근이 결행한 하얼빈의 거의 시대적 배경으로는 언급될 수 있겠지만, 의거를 결행한 주체로서 직접 연결 하거나 상정하는 것은 사실(史實)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얼빈의거에 참여한 안중근의 동료 가운데 동의단지회 회원이 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지 않는 사실은 이 점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동의단지회에서 표방한 일심단결을 통한 독립운동의 희생적 실천의식은 곧 하 얼빈의거를 결행할 수 있게 한 저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 안중근은 자신이 결행한 하얼빈의거를 의병전쟁의 차원에서 전개된 독립전쟁으 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가 ‘나 일개의 생각뿐만 아니라 곧 한국 2천여 만 동포의 대표로 결행한 것’이라고 지적한 대목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다. 64) 나아가 그는 의병의 신분에서 결행한 하얼빈의거의 정당성을 다음과 같이 천명할 수 있었다. 그것(의거-주)은 3년 전부터 내가 국사를 위해 생각하고 있었던 일을 실행한 것이 나, 나는 의병의 참모중장(參謀中將)으로서 독립전쟁을 하여 이등을 죽였고 참모중장 으로서 계획한 것으로 도대체 이 공판정에서 심문을 받는 것은 잘못되어 있다. 65) 곧 자신이 결행한 의거는 단순한 살인이나 보복의 차원이 아니라 의병이 수행한 63) 계봉우, 「만고의사 안중근전」9, 권업신문 1914년 8월 23일자; 윤병석 역편, 안중근전 기전집 , 525쪽. 64) 안중근의사숭모회 편, 안중근의사 자서전 , 1979, 397쪽. 65) 안중근의사숭모회 편, 안중근의사 자서전 , 450쪽; 국사편찬위원회 편, 한국독립운동사- 자료6 , 31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