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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기 군사연구 제129집 277 경계배치 중에 적이 직사포사격을 가해왔으나 지원사격을 요청하여 적 포진지 에 포격으로 맹타하자 조용해졌다. 중대장과 1소대장이 적 포격에 부상을 입었으 나 상처가 심하지는 않았다. 우리 중대는 대배치되어 야간에 적의 역습에 대비하 기 위하여 개인호를 파고 야간전투 준비에 만전을 기하였다. 비는 그쳤으나 구름이 끼어 칠흑같이 어두웠다. 초저녁이었는데 우리 전초 앞 에서 인기척이 들려서 긴장되어 대항준비를 하고 주시하고 있는데 들여오는 음성 이 평범하게 들려 동무! 동무! 이리와 하고 유도하여 대하고 보니 인민군 병사 두명이 총을 매고 새까맣게 그을린 둥근 반합(인민군 반합)에 좁쌀밥을 두개씩 들고 자기네 소대를 찾아오는 중이었다. 인민군을 생포하고 보니 태연하고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이제는 살았구나 잘 되었다는 태도이다. 우리 중대는 완전한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경계하게 되었다. 수시로 적 직사포 사격이 가해오면 아군에서는 함포, 야포, 전투기 공격으로서 저지했다. 884고지는 인민군시체가 수없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대충 파고 묻었지 만 냄새로 숨쉬기가 곤란했고 왕파리가 무덤을 덮을 정도였다. 포격과 폭격으로 나무는 다 부러지고 둥치만 남았고 풀도 없이 민둥산이 되었다. 884고지는 많은 청년들이 피로 물들인 고지였다. 현재는 철책선이다. 9월말경 향로봉에 단풍이 들 무렵 미군과 진지임무를 교대하여 우리중대는 향 로봉 2선에서 경계에 임하였다. (원고접수일:2010. 4. 26, 심사완료일:2010. 6. 7, 게재확정일:2010.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