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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참전수기 276 군사연구 제129집 에서는 흰 연막탄으로 목표를 정해 주겠다 하고 우리의 진격을 제지하는 기관총 진지를 박격포 연막탄으로 명중시켜 목표를 지정해 주었다. 전투기는 폭격과 공 격을 중지시키고 우리 중대공격이 시작되었다. 기관총으로 엄호사격하고 박격포로서 적 후방을 포격 할 때 소총병은 포복으 로 전진하였다. 적 기관총 초병 1명을 사살하자 1명은 손을 번쩍 들고 일어섰다. 바퀴 달린 수냉식 기관총 일문과 생포1명, 사상 1명 첫 전과를 올렸다. 우리 중대원들은 사기가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 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다. 전투 하면 배는 고프지 않은데 목이 몹시 마르다. 수통에 물은 다 마시고 없다. 판초 (우의)를 내 귀에 끈을 빼어 펴서 나무에다 매어 놓고 빗물이 고이면 반합 뚜껑 으로 퍼 마셨다. 갈증이 해소되었다. 적과 거리는 고지를 두고 이쪽과 저쪽에 있어서 서로가 움직이는 것이 포착되면 총격이 가해진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박격포 사격도 할 수 없다. 그런데 몸과 옷이 비에 젖고 진흙에 넘어져서 엎드려있는 대원이 죽은 시체인지 생존자인지 잘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고지정상을 완전히 탈환하지 못하면 9연대가 2회 공격에 실패한 것과 같이 현 상태로 밤이 되면 적의 역습으로 후퇴한다. 어둡기 전에 점령하여야 한다. 이때 적병 5명이 벌떡 일어나더니 아군쪽으로 뛰었다. 귀순병인줄 모르고 사격하여 2명이 사살되고 3명은 투항하였다. 아군포격 및 전투기 공격에 그들은 아침도 못 먹고 춥고 배도 고프고 계속 공격에 견디지 못하여 논의 끝에 돌격하는 것처럼 뛰어와 투항하기로 하였다고 했다. 춥 지도 않은데 떨고 있는 것이 불쌍해 보였다. 반합에 남은 밥과 건빵, 화랑담 배도 주고 친구 같았다. 적은 사기가 꺾였다는 것을 인식하고 기회가 왔다는 것 을 중대장 소대장이 감지하고 논의하여 돌격하기로 하였다. 중대장님이 돌격 앞으로 함성과 함께 전 대원이 사격을 하면서 돌격하기로 전 중대원에게 전달되었다. 중대장님의 돌격 앞으로 고함과 함께 전중대원이 함성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 사격을 하면서 돌진하여 순식간에 884고지 정상을 점령하 였다. 적병은 저항없이 도망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