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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기 군사연구 제129집 275 중대장님에 의해 소대장님 선임하사와 작전회의를 하고 분대별로 인원점검과 전투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던 중 적진지에 포격이 가해졌다. 폭화와 폭음에 온 천지가 흔들렸다. 우리 중대가 대기하고 있는 근방까지도 포탄이 떨어진다 하였더니 갑자기 쉭 쉭하는 소리와 동시에 소대에 정통으로 포탄일발이 폭발되었다. 폭음과 함께 파 편, 돌, 흙으로 뒤덮여 아수라장이 되어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이없게도 아군이 사격한 낙오포탄이었다. 중대장님은 대대에 전화로 포격을 정지시켰다. 나 역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수통 뚜껑이 깨어져 물이 흘러 바지가 젖어있었 다. 다친 데가 없는 것이 다행이다. 중대장이하 전 중대원이 부상병을 응급조치하 였고 위생병은 정신이 없었다. 전사자는 외진 곳으로 이동시켰다. 한 마을에서 같 이 자라 같이 입대하여 같은 중대에 1년간 같이 전투에 참가했던 병윤 할아버지 이마에 파편을 맞아 전사하여 허전한 마음 달랠 길이 없었다. 현장은 정리되고 날은 밝았지만 흐리고 비가 올 것 같았다. 중대장님은 대대 장님께 전화로 과격한 언사로 대원 다 죽이고 무슨 전투하느냐고 항의하였다. 대대 장님께서는 정해진 시간에 공격하면 병력을 보충해 줄 거라고 사정하는 것 같았 다. 그러나 당일에는 보충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었다. 병력이 설악산, 대관령, 오대산 전투에서 손실되고 다시 편성하니 약 2개 소대 밖에 되지 않았다. 설악산 전투에서 2소대장이 전사하고 3소대장도 부상하여 후송되고 현재 장교는 중대장 박규태 대위, 화기소대장 김녕수 중위, 1소대장 안병철 중위, 2소대장 신임 전상 복 소위, 3소대장 선임하사 홍성철 상사, 6개 분대로 편성되어 전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적진지에는 포격이 시작되어 폭화와 폭음이 번개치고, 천둥치는 것 같았 고, 산천초목이 흔들리고 온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또 포격은 멈추고 연 달아 전투기 3대씩 편대가 되어 연속 번갈아가면서 폭격과 기총사격으로 적진을 강타하였다. 우기가 있어 시계가 침침하여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투기에서 연락이 왔 다. 사단화력지휘소에서 관측 장교 일명과 병사, 무전기가 우리 중대에 파견되어 있었다. 함포, 야포, 전투기에서 연락이 잘 되어 협조가 잘 이루어졌다. 우리 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