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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참전수기 274 군사연구 제129집 양양, 고성, 간성면 건봉사에서(건봉령) 1010고지에 올라 방공호와 교통호를 파고 사계 청소하고 철조망을 치고 지뢰를 매설하고 방어준비를 하게 되었다. 1951년 5월경 중대 무전기로 일본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어 맥아더가 경질되고 휴정협정 이야기가 있었다. 여유 시간이 있어 고향에도 편지도 쓸 수 있었다.(군사우편 8월 20일경 884고지 공격때까지) Ⅲ. 884고지를 탈환하라 1951년 8월 아침에 제11사단 9연대가 884고지(향로봉 북쪽능선) 공격을 시작하 여 오후에 점령하였으나 야간에 적의 역습으로 고지를 적에게 빼앗기고 2차 공 격을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다시 제11사단 20연대 3대대 10중대에 전방 884고지 공격명령이 하달되었다. 공격 전날 오전에는 장구를 꾸리고, 오후에 이동하여 우리 진지와 884고지 중간의 향로봉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집결이다. 9연대가 공 격을 하기 위한 중간 보급소가 설치되어 있다. 나는 옆집에서 살아 온 12촌 조부 뻘이고 두 살 위인 손병윤과 같이 행동하였 는데 8월이라 유난히 더워서 협곡에서 물을 마시고 서로가 돕고 의지하면서 쉬엄 쉬엄 내려가면서 고향이야기, 지난 이야기도 하고 힘이 드니까 하는 말이 “죽으 러 가는 것이 힘이 드는구나.” 했는데 그 말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중간 보급소 에 도착하여 각기 소대로 헤어졌다. 우리 소대에 집결하여 인원점검도 하고, 전투 에 필요치 않은 소지품은 보관하고, 식량과 부식을 지급받아 반합에 밥도 짓고 저녁식사도 하고, 내일 전투간에 먹어야할 물, 건빵, 밥도 반합에 준비되었다. 소 총소대는 실탄과 수류탄, 총류탄을 지급받고 우리 화기소대는 60밀리 박격포탄과 경기관총탄이 분배되었다. 전투에 필요한 준비는 다 되고 나니 계곡이라 천지가 칠흑같이 어두웠다. 드디 어 적진을 향해 조용히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소총소대는 선두이고 우리 화기 소대는 후미에서 이동하였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새벽 2∼3시경이었을 것이다. 9연대 전방공격 중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 중대장님과 소대장님 전방 공격 중대에서 임무를 인계인수하고 전방공격 중대는 철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