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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참전수기 266 군사연구 제129집 Ⅰ. 비참했던 설악산 전투 수기자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14일 입대하여 소정의 군사 훈 련을 마치고 육군 제 11사단 20연대 3대대에 배치되었고 그때 당시 우리연대는 전남 광지지구에서 공비 토벌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1951년 4월경 우리연대는 8사단에 작점임무를 인계하고 전남화순에 위치한 제3 대대본부지역으로 집결하였다. 우리 연대가 설악산 지역으로 이동하여 작전임무 를 수행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 전남 화순에서 열차 편으로 대구로 이동하여 장구류 등을 지급받고 다시 열차 를 이용 포항역으로 이동하였으며 포항에서 다시 L․S․T선편으로 20시경 항진 하여 익일 주문진항에 도착하였다. 주문진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연대는 한계령 어느 계곡으로 이동하여 식량과 탄약을 지급받고 전투준비를 완료 한 다음 설악산 정상쪽을 향해 이동하다가 7부 능선 중턱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다. 시기가 5월 초경이라 산 7부 능선까지는 어느 정도 녹음이 짙어지고 있으나 그 위로는 초목이 동민에서 깨어나기 시작한 상태였다. 우리 10중대는 협곡에서 눈이 녹아내리는 물로 반합에 밥도 짓고 수통에 물도 채웠다. 반합 가득 지은 밥은 저녁, 아침, 점심 세 끼니를 먹어야만 했다. 가랑잎을 모아 그 위에다가 판 초우의와 모포를 포개어 접어 한 자락을 깔고 한 자락을 덮으면 폭신한 침대가 되었다. 다음날 정상을 향해 이동 중 어디에선가 멀리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정상에는 진달래 꽃봉오리가 맺고 소나무나 향나무는 곧게 못자라고 옆 으로 뻗어 자라고 있었다. 확 트인 동해바다와 올망졸망 낮은 산봉우리가 절경이 다. 반합과 수통을 꺼내 놓고 쌍쌍이 앉아 점심을 먹으니 전투하러 온 기분이 들 지 않을 정도다. 북쪽으로 하산하니 눈이 쌓여 발이 푹푹 빠져 행진에 고통도 있 지만 재미도 있었다. 계곡에 도착하니 깨끗한 반석에 눈 녹은 물 흐르는 소리가 즐거웠고 세수도하고 발도 씻고 반합으로 밥도 짓고 전투준비도 하였다. 적과 근접한 위에 있는 터라 야간경계에 배치되었다. 중대본부와 화기소대는 언제나 함께 배치되었으며 본 병은 화기소대 전령이라 그날의 암호와 중대장님의 지시사항을 각 반에 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