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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의 ‘동맹의 안보딜레마’와 한ㆍ미 동맹 256 군사연구 제129집 체계를 한국에 양도하며 유사시 주일미군과 본토 병력이 증원한다는 계획은 유지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 전쟁 시 애치슨 선언에 따른 미군의 공백에 대한 북한 의 오판이 전쟁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고 남․북간 상대적 전력의 큰 차이로 말미 암아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었었던 역사를 돌아본다면, 또 다른 위기가 시작되 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현재와 과거의 상황은 분명히 다르지만, 과연 유사시 미군이 신속히 전개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와 더 부정적으로 본다면 국제 정치적 판단에 의해 전개의 시기를 지연함으로써 일 종의 방관적 태도를 취할 수도 있음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앞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메가라인들은 위기에 처한 자신들을 돕기 위해 강대국 스파르타가 올 것으로 철저히 믿었다. 그들이 아테네와 맞서서 싸우는 것 을 결정하는 데는 스파르타라는 실체적 존재와 행운이라는 가상적 존재가 있었는 데, 행운이라는 것은 현실세계와는 괴리된 그저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상징적 존 재였을 뿐이었기 때문에 결국 그들이 그토록 바라고 의존한 것은 강대국 스파르 타의 신속한 개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스파르타는 오지 않았고 메가라인들은 아테네에 의하여 참혹한 멸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메가라에 대한 스파르타의 방기는 한․미 동맹을 바라보는 데 있어 명 확한 한 가지 시사점을 준다. 그것은 국가 이익을 최우선하는 무정부상태인 국제 체제에서 동맹의 안보와 국가이익이 상치된다면 동맹의 신의를 저버릴 수도 있다 는 것으로 여기서 미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꼭 의도적인 방기 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파르타가 메가라인들을 구하러 오고 싶었지만, 또 다른 중요한 상황이 있어 불가피하게 군대를 파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즉, 이러한 비의도적인 방기의 가능성은 현재의 시점에서 더욱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고 하겠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도 동맹인 한국을 신속하게 지원할 의도는 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드는 국내․외적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쟁은 항상 동맹이 느슨해지거나 상대방이 방심하고 있는 상황에 발생 하곤 했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의도적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반드시 지원될 것이라 예상한 군사력을 지원 받지 못한 한국은 마치 메가라인들처럼 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파르타가 나중에 죽은 메가라인들에게 사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