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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의 ‘동맹의 안보딜레마’와 한ㆍ미 동맹 242 군사연구 제129집 Ⅰ. 머 리 말 안보딜레마(security dilemma)는 국제 체제가 냉혹한 무정부상태에 있기 때문에 공동의 미래 이익에 관심을 가질 수 없고 오로지 자국의 안보와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한다. 이러한 안보딜레마는 보통 두 가지 제약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데, 첫째, 공격적인 자세와 수비적인 자세를 구분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어렵다는 것으로 즉 상대방 국가가 방어를 목적으로 무기를 배치 한다고 해도 이것이 과연 방어를 목적으로 한 것인지 공격을 목적으로 한 것인지를 알기 힘들다는 것이며 둘째, 국가는 다른 국가가 가지고 있는 평화적인 의도가 지속될 것인가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1) 고대 그리스의 전쟁에서부터 현대의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안보딜레마에 영향을 받아 전쟁이 발발 하였고 현재도 세계 모든 국가는 자국의 안보를 강화한다는 미명하에 경쟁적으로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투키디데스(Thucydides)의 『펠로 폰네소스 전쟁사(The Peloponnesian War)』에는 이러한 함의가 잘 담겨져 있다. “스파르타인(Spartans)들은 조약을 파기하고 전쟁을 해야 한다는 데 표를 모았다. 그것은 동맹국의 주장에 설득 되었다기보다는 헬라스(Hellas)의 대부분을 이미 복속시킨 아테네인(Athenians)들의 힘의 성장에 대한 두려움(Fear) 때문이었 다.” 2)라는 구절을 통해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양극적 체제가 가져온 안보딜레마가 전쟁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이었음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근본적인 주제는 스파르타와 아테네 두 강대국 간 안보딜레마이다.3) 하지만, 한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국제적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스파르타․아테네 두 강대국에 대한 약소국들의 상이한 현실 인식과 대응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사를 보면 여러 약소국들은 강대국에 편승 또는 무임승차하기도 하였고 이전 동 맹을 배신하기도 하였으며 새로운 동맹을 형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강대국의 1) Robert J. Art and Robert Jervis, International Politics:Enduring Concepts and Contemporary Issues, 3rd ed.(New York:Harper Collins Publishers, 1992), p.2.0 2) Robert B. Strassler ed., The Landmark Thucydides(New York:Free Press, 1966), p.49. 3) 고대 그리스의 두 집단인 아테네 중심의 델로스 동맹과 스파르타 중심의 펠로폰네소스 동맹이 고대 그리스의 패권을 양분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