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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전쟁에서의 ‘피의 능선’ 전투 교훈 100 군사연구 제128집 9월 12일의 공격 예정 시각에 공격선상에 도착했던 부대는 5개 대대 가운데 1개 대대밖에 없었다. 그나마 예정시간에 간신히 도착한 부대들은 휴식과 정비도 하지 못한 채 곧바로 공격에 임하였지만 전투력이 집중되지 않은 산발적인 공격 을 감행하여 미국 해병대는 일본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었고 가와 구치 부대의 9월 12일 밤 공격은 실패로 끝났다. 뿐만 아니라 이제 미군은 일본 군의 공격 방향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마. 일본군 항공대의 고전 오카 대좌가 지휘하는 병력이 정글지대를 통과하면서 공격 예정시간에 공격 선상에 도착하지 못할 것을 예측하고 14일 밤에 공격할 것을 건의하기도 하였다. 다른 부대들도 이러한 정글지대를 통과하여 예정된 공격개시 시간을 맞추기는 어 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정글지대에서 부대를 지휘 및 통제한다는 것은 더욱이 제 한되었다. 9월 12일 야간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가와구치 소장은 정글지대의 악조건으 로 부대를 제대로 지휘 및 통제할 수 없게 된 것을 통탄하였다. 만약 공격을 하 루 연기하여 최초 계획대로 9월 13일 밤에 했더라면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휴식을 취하며 공격 준비를 완벽하게 한 다음 최초 공격계획대로 3개 방향에서 가용전투력을 집중하여 전면전을 펼쳤더라면 비행장을 점령할 수 있었을 것이라 고 암시하는 내용을 후일 그의 수기에 기록하였다. 또한 9월 7일 일본 대본영에서 라바울의 제17군 사령부를 통해 보내 온 전문내 용에 미국 해병대를 실은 수송선단이 8월 28일 하와이를 출항하여 9월 5일 피지 섬에 상륙할 예정이니 공격 시기를 앞당기도록 검토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받았을 때, 결과적으로 보면 그때 가와구치는 정글지대의 어려운 여건 때문에 공격 일정 을 앞당길 수 없다고 냉정한 대답을 보냈어야 했다. 그러나 상부에서 공격 일정 을 앞당기기를 원하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그 전문에 대해 가능한 한 상부의 뜻 을 따르려고 공격 일정을 앞당긴 것이 결국 일본에게 큰 불행을 가져온 전투였다 고 다른 면에서도 통탄한 것이다.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 연합 함대사령관은 9월 12일 야간 전투로 가와 구치 부대가 비행장을 탈취하였다는 좋은 소식이 올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13일 아침이 되어도 소식이 없자 그는 라바울에 있는 제11 항공함대에게 헨더슨 비행 장에 대한 정찰을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정찰기 두 대와 제로 전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