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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쟁 사 군사연구 제128집 99 라. 가와구치 부대의 피의 능선 공격 실패 앞부분에서 잠시 언급하였듯이 막상 정글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예기치 않 았던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여 각 부대의 이동은 예정보다 늦어졌으며 가와구치 부대의 5개 대대 가운데 예정된 시각에 유일하게 도착한 부대는 제3대대 밖에 없 었다. 한편, 9월 12일 오전 C47수송기를 타고 헨더슨 비행장에 도착한 미 해군 터너(Richmond Turner) 제독과 맥케인(John McCain) 제독은 밴더그립 사단장을 만나 남태평양 지역 해군 사령관 곰리(Robert Ghomley) 중장이 과달카날을 포기 한 상태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이 소식을 들은 밴더그립 소장은 잠시 당황하 였으나 그는 어떠한 악조건을 극복하고서라도 끝까지 과달카날을 지키겠다는 각 오를 하였다. 그날 밤 10시 헨더슨 비행장을 공격하기 위해 예정된 공격준비 위치를 향하여 급히 동쪽으로 정글지대를 통과하고 있던 오카 대좌는 멀리 가와구치 부대의 포 병대가 8문의 대포를 쏘아 공격 개시 신호의 포성을 들었으나 공격선상은 아직도 멀었다. 제3대대만 제외한 다른 대대들도 오카 대좌의 좌익대보다는 공격선상에 가깝게 진출해 있었으나 아직도 몇 시간 더 이동해야 할 위치에 있었다. 같은 시 각 일본군 정찰기가 헨더슨 비행장 상공에 조명탄을 떨어뜨리자 일본군의 일식 (一式) 육상공격기(폭격기)들의 야간 폭격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번 목표는 여느 때와 다르게 헨더슨 비행장이 아닌 그 남쪽에 있는 능선이었다. 에드슨 중령의 부대가 그 능선에 이미 방어 진지를 구축한 것을 안 일본군이 라바울 사령부에 무전으로 능선을 폭격하도록 요청하였던 것이다. 폭격 이 끝나자 이번에는 과달카날 앞 바다에 들어 온 일본군 함선으로부터 함포사격 이 시작되었다. 능선에 참호를 파고 그 속에서 대기하고 있던 미 해병대원들은 그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대강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함포 사격이 끝나자 잠시 뒤 능선 넘어 남쪽에 있는 정글지대에서 신호탄이 날 아오르면서 일제히 소총과 자동화기의 사격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수많은 일본군이 정글 속에서 함성을 지르면서 달려 나와 에드슨 중령의 대대가 방어하고 있는 능 선을 향해 공격하였다. 미군의 사격에 쓰러지면서도 일본군은 기세가 꺾이지 않고 돌격소리를 외치면서 미군진지에 돌입하자 백병전까지 벌어졌다. 일부 미군 참호가 돌파되기도 하였으나 미군은 부대를 곧 재정비하여 방어를 계속하였다. 다음 날 아 침이 밝아오자 일본군은 능선주위에 수많은 시체를 남기고 정글지대로 퇴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