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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전쟁에서의 ‘피의 능선’ 전투 교훈 96 군사연구 제128집 즉, 헨더슨 비행장의 동쪽과 서쪽은 평지로서 비행장 서쪽으로는 룽가 강이 있 고 동쪽에는 일루(Ilu) 강이 흐르고 있어 공격에 제한을 받는 반면 남쪽에는 정글 의 산악지대로서 비행장을 향해 좌우로 각각 두 개씩 작은 능선이 갈라져 있어 공격에 용이한 지점이다. 이 능선을 위에서 보면 마치 지네 모습과도 비슷해 일 본군은 이를 지네고지 즉, 무카데(百足) 고지라고 불렀다. 가와구치의 공격계획은 최초 상륙지점에서 서쪽으로 2km를 이동한 다음 거기서부터 서남쪽으로 정글지 대를 통과하여 비행장 남쪽 산악지대까지 들어가 미군의 방어가 약할 것으로 판 단되는 이 무카데 고지를 따라 총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공격 목표인 비행장을 탈취하겠다는 것이다. 일본군이 무카데 고지라고 부른 고지에 미군은 후일 격전 이 끝난 뒤에 피의 능선(Bloody Ridge)이라고 이름 붙였다. 미 해병 제1사단 예하 제1연대가 방어하는 비행장의 동쪽과 제5연대가 방어하 는 서쪽은 평지이며 강이 흐르고 있는 자연 장애물로 적의 공격이 어려운 반면, 비행장 남쪽은 산과 연결되어 있어 적의 공격이 용이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하 여 사단장인 밴더그립(Alexander Vandegrift) 소장은 휘하 부대에서 가장 전투력 이 강한 부대로 하여금 이곳을 방어하도록 하였다. 한편, 가와구치 지대의 5개 대대 6천명의 병력은 비행장 동쪽에서 공격할 1개 대대, 남쪽에서 공격할 주력부대 3개 대대, 서쪽 방면에서 공격할 1개 대대로 편 성하고 9월 13일 야간에 공격할 것을 계획하였다. 그러나 일본군 대본영에서 제 17군 사령부를 통하여 미군의 수송 선단이 8월 28일쯤 하와이를 떠나 남태평양으 로 출발하였으니 하루 앞당겨 공격을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자 가와구 치 소장은 9월 12일로 공격을 감행하였다. 여기서 가와구치 소장은 미군 정찰대의 기습공격으로 식량과 탄약 등 보급품이 손실되었다는 보고를 받았고 정글속에 저장해놓은 식량마저 바닥나는 상태에서 하루라도 빨리 미군 비행장을 공격하여 미군의 식량과 보급품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 규슈의 후쿠오카(福岡)에서 창설된 보병 제124연대가 주력인 제35보병여단은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자 보르네오 작전을 위해 1941년 12월 16일, 중국에서 보르 네오 섬의 서부인 사라와크(Sarawak)로 이동되었다. 이어서 1942년 3월에는 필리 핀의 세부(Cebu)로 이동한 다음 뉴기니 작전을 위해, 필리핀 남쪽의 팔라우 (Palau) 섬에서 대기하다가 트럭 환초를 거쳐 과달카날에 오게 되었다. 가외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