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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쟁 사 군사연구 제128집 83 마찬가지로 오사마 빈 라덴은 자신의 9·11 공격에서 보다 많은 사상자를 내기 로 계획했다고 보인다. 빈 라덴은 그럴 경우, 부시 행정부로부터 군사적 반응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이런 군사적 반응은 아프간 탈레반 정권과 미국과의 한판 전쟁을 뜻하는 것임을 빈 라덴은 내다보았을 것이다. 아프간 전쟁 이 미국과 이슬람 세계와의 전쟁이라는 구도로 발전되길 빈 라덴은 기대했을 것 이다. 아프간 공습과정에서 빈 라덴이 낸 성명들은 이슬람지역의 총궐기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 대 이슬람권의 전쟁으로 이슬람권은 물론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포 로로 잡히거나 피를 흘릴 것으로 빈 라덴은 예상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반전 여론이 일어나고,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근본적인 변화 를 바라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길 빈 라덴은 기대했을 것이다. 클라우제비츠 전쟁이론에 따르면, 모든 군사적 행동은 심리적 효과와 맞물려 있다. 빈 라덴은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적 건물인 세계무역센터와 미국 군사력의 상징적 건물인 국방성(펜타곤)을 공격함으로써 미국에 던지는 심리적 효과를 극 대화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른바 CNN 효과도 빈 라덴의 계산속에 들어 있다 고 보인다. CNN 효과란 어떤 사건에 대한 계속적이고 동시적인 TV 보도(이를테 면 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의 미 공습 현장 중계, 또는 ’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시가전 보도)가 한 국가의 외교정책은 물론 국내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가리킨다. ’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거리에서 한·미 해병대원의 사 체가 현지인들에게 끌려 다니는 것을 TV로 본 많은 미국시민들은 충격을 받았 고, 소말리아 개입에 비판적으로 돌아섰다. 9․11 테러 공격으로 세계무역센터가 거대한 화염 속에 무너지는 장면은 빈 라덴이 노린 CNN 효과로 풀이된다. 9․11 테러 공격에서 1차 CNN 효과를 노렸다면 빈 라덴은 아프간 전쟁을 통 해 2차 CNN 효과를 꾀하려 했다고 판단된다. 만약 미군이 탈레반군, 또는 알카 에다 요원에게 포로로 잡혔다면, 그리고 그 장면이 언론보도(특히 TV 화면)를 통해 미국인들의 안방으로 전해진다면 미국의 아프간전쟁 개입을 비판하는 반전 여론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CNN 효과는 일어나지 않았 다. 아프간 전쟁을 맡았던 미군 중부사령부가 미군의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 중폭격과 더불어 북부동맹군을 활용하는 전술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빈 라덴은 비록 미국의 전술적 무게중심을 공격하는 데는 성 공했지만, 전략적 무게중심을 격파(점령)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9․11 뒤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