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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사 사 / 기 타 군사연구 제128집 283 한 것은 다산이 저술하고자 했던「아방비어고」가 중국 모원의의「무비지」와 같 은 위상을 가지는 병학서였다는 점은 같았으나「무비지」의 항목을 맹목적으로 동일하게 따르지 않았으며「무비지」에서 조선과 관련이 있는 항목을 뽑으라고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무비지」외에 조선의 군사서적을 주로 참고하라고 강조 함으로서 다산의 군사사상이 독자적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신할 수 있다. 다산 이 제시한 조선의 군사서적은 유성룡의「서애집」, 이항복의「백사집」, 이원익의 「오리집」, 이호민의 「오봉집」, 윤두수의「오음집」, 윤근수의「월정집」, 이정구 의「월사집」, 이덕형의「한음집」, 장유의「계곡집」, 이수광의「지봉집」, 이양원 의 「노저집」, 이순신의 「이충무공전서」, 이민환의 「자암집」이다. 또한「아방비어고」제1부에 조선에 관련된 전쟁을 모두 분석한 것은 한반도에 서의 독창적인 전쟁연구, 전략수립, 군사사상 정립의 중요한 시작이다. 한무제나 수 양제, 당 태종과 당 고종 등이 쳐들어 온 것을 다루려고 했던 한병고, 고구 려․백제․신라간의 다양한 전쟁을 기술하려 했던 역내고, 삼별초에 관련된 내용 까지 포함된 해적고, 이괄과 이시애의 난을 포함하여 모든 반란들을 기록하려 했 던 토적고, 예맥과 가락국 등의 사소한 전쟁까지 포함하려 했던 역내고까지 한반 도에서의 우리의 전쟁 분석을 기초로 독자적인 군사사상을 정립하고자 한 다산의 열정과 노력을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리델하트가 그의 전략이론인 간접접근전략 을 주장하기 위해 『전략론』에서 1부에서 3부까지 천여 개의 전투를 연구하고 분 석함으로서 사회과학적 기법 속에서 그의 논리가 명쾌히 정립되었던 것과 유사하 다고 할 수 있다. 전작권 환수를 앞둔 현재의 우리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양상에 기초한 우리의 전투수행, 전략수립, 군사사상 정립이 되어야 한다. 많은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만의 전쟁수행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 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 미국의 원조 속에서 국력이 회복되고 미국 주도의 한․미 연합전력에 의해 전쟁이 준비되고 계획된 것을 고려하면 전작권 환수 이 후 우리의 주도적인 전쟁 준비와 수행이 쉽지만은 않는 것이 분명하다. 특히 걸프전과 이라크전을 통하여 우리는 항공력에 의해 완벽할 정도로 지상군 투입의 여건이 조성되고 그 이후 실시되는 지상군 운용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지 상군도 그러해야 하며, 그럴 것이다’라는 막연한 전쟁의 모습을 그리는 이들이 많 다. 하지만 냉정히 이야기하자면 한반도에서 직접적인 위협인 북한과의 전쟁은 그렇지 않다. 대규모의 병력들이 휴전선 일대에서 대치되어 있으며, 북한의 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