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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사 사 / 기 타 군사연구 제128집 281 다산은 군사적 측면에서 왜구의 침입과 임진왜란, 지형 및 기상 등의 영향 을 토대로 일본 침략시 경로를 세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산이 판단한 침략 경로는 <그림 1>에서 보듯이 세 가지 이다. 첫째, 일본이 만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선을 침략하려 한다면, 오사카에서 전국의 군사를 모집한 다음 <그림 1>의 경로 1과 같이 이키섬에 집결하여 쓰 시마섬을 거쳐 침입한다면 임진왜란 때와 같이 동래가 적침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둘째, 내륙지방에서부터 군사를 출동시켜 침략할 경우, <그림 1>의 경로 2와 같이 쓰시마를 거쳐 침입하거나, 서남지방의 군사로 고토섬을 거쳐 1개 지대는 절영도(부산영도)나 몰운포로 침입하고 1개 지대는 연화도나 욕지도로 침입하면 통영이 적침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셋째, 만약 일본의 사쓰마번 등이 세력확장을 위해서 관백의 명령을 듣지 아니 하고 반란 형식의 침략을 자행한다면, <그림 1>의 경로 3처럼 고토에 집합하여 동남풍을 타고 곧바로 호남지방을 노릴 것이며, 만약 사쓰마번 등이 이키섬이나 쓰시마와 서로 반목하여 이키섬이나 쓰시마를 경유할 수 없을 때는 고금도가 적 침을 받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다산은 무기체계 열세의 격차에 대한 심각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총의오서에 기록되기를 “당시 사쓰마의 서북으로 연접되어 있는 나가사키에는 모 든 외국의 선박이 기항하는데, 이 선박들은 과규, 여송, 삼불제, 점성, 유구 등을 모두 아침저녁으로 왕래하므로 사쓰마와 이 섬들은 이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데 이들 외국인이 휴대한 화전, 화포 등 병기의 기술이 날마다 새롭게 향상되어 가고 있다. 임진년에 사용하던 조총은 이미 고물이 되었고, 한 번 번쩍하고 불이 터지면 크나큰 성곽도 잿더미로 변하게 하는 무기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만약 이러한 종류의 병기가 일본에 들어가면 그 화근이 반드시 우리나라에 미칠 것이 므로 이것이 오늘날 가장 우려되는 바이다.”라고 정확히 무기체계의 질적 차이를 평가하고 있다. 다산의 이러한 군사분야 평가는 이후 일본이 개국을 위해 운양호 등 군함 3척 을 부산에 파견하는 것으로 시작해 강화도 조약, 청․일전쟁시 사실로 드러난 정 확한 평가였다. 또한 다산의 정세평가가 현실적이고 치밀하다는 것도 놀라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