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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사 사 / 기 타 군사연구 제128집 199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보았다. 49) 일제가 대륙침략정책을 추진하는 궁극 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궁핍이라고 주장하였다. 일제의 침략정책 완화책은 바로 동양평화를 유지하는 비결이었다. 여기에서 파악할 수 있는 그의 현실인식은 무엇인가. 이는 다음과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안중근은 당시를 동서대립의 시대이자 약육강식(弱肉强食) 시대로 보 았다. 그는 철저한 힘의 논리만이 국제질서로서 작용한다고 인식하였다. “약육강 식의 풍진시대(風塵時代)이다. 세계는 동서로 나누어져 있고 지금 서양세력이 동 양으로 뻗쳐오는 시대”라면서 동양 민족의 위기론을 제기했다. 50) 특히 서양세력 의 침투와 환란을 극복하기 위해 먼저 한중일 3국의 평화 유지는 무엇보다 선행 되어야 할 사실로서 강조하였다. 이는 서양세력의 침투를 한 나라의 힘으로 막아 낼 수 없다는 상황 인식과 무관하지 않았다. 51) 그는 3국 중에서 일본의 역할을 인정하는 등 의병들과 견해를 달리하였다. 이유는 부국강병과 자주독립을 위한 문명사회 건설에 역점을 둔 현실인식에서 비롯되었다. 둘째, 안중근은 당시를 인종간 갈등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일개국(一個國)이라 도 자주독립이 되지 않으면 동양평화라고 말할 수 없는 것” 52) 이라면서 일본은 우 리와 같은 황색인종으로 백색인종의 침략을 막아 동양평화를 이룩해야 한다. 그 런데 저들은 한국과 만주를 침략하여 동양평화를 바라는 한․청 두 나라 국민의 의리를 저버렸다. 그는 같은 인종 사이의 싸움은 백색인종에게 침략의 명분만을 제공할 뿐이라 보았다. 일본이 이웃 나라를 계속 침략하려 한다면 두 나라 국민 들은 차라리 다른 인종에게 망할지언정 같은 인종에게 욕을 당하지 않겠다는 의 기가 폐부에서 용솟음쳐 서양의 다른 인종과 결맹해서라도 일본의 침략을 막을 수밖에 없다 53)는 논리로 한국 침략의 부당성을 지적하였다. 이런 점에서 안중근 의 ‘동양평화론’은 일제가 내세우던 ‘동아제국(東亞諸國)과 연대론(聯帶論)’과 외형 상 같은 구조를 가진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전자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 속 에서 동양평화에 중점을 두었다. 반면 후자는 침략정책을 은폐하기 위한 기만적 수단이었다는 점에서 그 차이는 대단히 크다. 49) 안중근, 「청취서」, 21세기 동양평화론 , 55~56쪽. 50) 신용하, 「안중근의 사상과 국권회복」, 한국사학 2, 352쪽. 51) 국사편찬위원회, 「被告人安應七第六回訊問調書」, 한국독립운동사자료 6, 171쪽. 52) 국사편찬위원회, 「被告人安應七第六回訊問調書」, 한국독립운동사자료 6, 174쪽. 53) 신용하, 「안중근의 사상과 국권회복」, 한국사학 2, 354~3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