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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역 사 및 역 사 일 반 군사연구 제128집 17 서는 그 노래가 흐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훈련을 마친 맹호부대 장병은 국민들의 관심과 환호를 받으며 부산항을 통해 베트남 전지(戰地)로 향했다. 필자는 이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더욱이 베트남의 정글에서 전사할지도 모 를 전지에 출진하면서도 감격과 환희의 밝은 장병들의 모습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행복의 순간이었다. 우울하다거나 후회하는 단 한 명의 장병이 없는 이 순 수한 부하들을 지휘하며 전장으로 향하는 필자는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부 산항을 떠나고 있었다. 필자는 이 부산항 출항과 더불어 선진 육군의 서막이 올 랐다고 회고하고 싶다. IV. 신화창조의 전장 맹호사단장 채명신 소장이 주월 한국군 사령관을 겸직하게 되었고 월남공화국 수도인 사이공에 주월 한국군사령부를 개설하였다. 이 내용은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으나 매우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애당초 미군 당국은 한국군 전투부 대가 도착하면 주월 미군사령관이 직접 지휘하려고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군 독자적인 사령부 개설은 미군 당국에서 바라지 않았다. 만일 사령부를 개설하더라도 맹호사단이 있는 빈딩성 퀴논에 개설할 것으로 알고 있 었다. 그러나 채명신 소장은 미군의 작전지휘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주월 한 국군사령부를 사이공에 설치하자 미군 당국은 당황하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독 립국가의 군대를 일방적으로 지휘하겠다고 강제(强制)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군이 한국군을 지휘하겠다고 나선데 대해서 그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 었다. 파월 전 서울에서 한미 두 군 관계관이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구두로나 마 한국군이 베트남에 도착하면 미군사령관이 지휘하는 것으로 양해되었었다. 심 지어 한국군 대표인 합참 작전국장 손희선 소장은 회의석상에서 “한국군이 미군 사령관의 작전지휘를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까지 넌스레를 떨었기 때문에 미군 측에서는 한국군의 작전 배속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채명신 소장의 의중은 분명했다. 베트남에서의 전투는 미군과 긴밀하게 협조하 면서 한국군 독자적으로 작전 지휘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미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