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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아닌 선택과목이라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정작 그 말이 물이 먹고 싶지 않다면 아무소용이 없는 것처럼 무슨 일을 하든지 본인이 그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하는 일도 재미있고 보람을 느끼며 일의 성과 또한 있게 마련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아무리 애국심이 중요하고 국 방의 의무가 신성한 것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해도 당사자들이 그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목마르지 않은 말을 물가로 끌고 가서 억지로 물을 먹이려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기 나라의 역사조차 제대 로 알지 못하는 그들에게 누가, 어떻게 그 많은 외침을 물리치고 이 나라를 지켜 왔는지를 알고, 나아가 지금 그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면 아마도 과욕일 것이다. 을지문덕, 연개소문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모르고 있으 니 병자호란과 임지왜란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이요, 심지어 한 설문조사에서 6.25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전쟁이었다고 자신있게 대답하는 학생이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필자는 이제 두어 달 남짓 후면 강산이 세 번하고도 반쯤이 변할 정도로 짧지 않은 군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가난한 집에서 6남 4녀의 막내로 태 어나 위국헌신이 무엇이고 군인의 길이 어떤 것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 떻게 해서든지 대학공부를 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발을 들여 놓은 육 군사관학교 입학이 눈 깜짝할 사이에 34년 군인의 길로 이어졌고, 영광스 럽게도 장군의 반열에 올라 이제 그 여정을 마무리해야할 때가 다가왔다. 중국 한나라 무제 때 촌철살인의 유머와 풍자로 무제는 물론이고 많은 조정 대신들을 놀라게 했던 동방삭이가 어느 날 갑자기 무제를 찾아와 백 머리말∙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