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page

정병淨甁 , 관음보살觀音菩의 상징象徵 Kundikas, a Symbol of Avalokiteśvara 정병淨甁 은 깨끗하고 맑은 물을 담는 물병입니다. 불교에서 물을 담는 용기는 많이 있지만, 물을 넣는 주입구注入口가 몸체에, 물을 따르는 주출구注出口가 병목 위에 붙어 있는 것을 특별히 정병이라 일컫습니다. 이러한 모양의 것을 북송北宋의 서긍徐兢이 고려를 다녀간 후 지은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도 정병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용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래 정병은 인도에서 수행하는 승려가 마실 물을 담던 일상용기였습니다. 그런데 『청관음경請觀音經』에는 관음보살이 버드나무 가지와 맑은 물로 병을 고친 이야기가 나옵니다. 맑은 물을 담는 용기인 정병은 곧 관음보살의 상징이 되었으며, 불교의 의식구儀式具나 공양구供養具로도 활용되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형태의 정병은 중국에서는 당대唐代 이후 많이 제작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관음신앙의 유행과 더불어 통일신라시대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고려시대에 널리 유행하였습니다. Kundikas, bottles containing clear, purifi ed water, were used in Buddhist ceremonies. A kundika has an opening at the shoulder through which water is fi lled, and a top fi nial above the neck which functions as a spout. The fi rst kundikas were ordinary water containers used by monks in India. At the dawn of the fi fth century, when the cult of Avalokiteśvara was practiced to heal diseases using willow branches and clear water in China, kundikas were used in Buddhist ceremonies. This practice led to the crafting of images of Avalokiteśvara holding a kundika and willow branches. In China, kundikas were manufactured in large quantities after the Tang Dynasty. In Korea, kundikas appeared in the Unifi ed Silla period, and became widely popular in the Goryeo period. 물가풍경 무늬 정병 靑磁陽刻柳蘆水禽文淨甁 고려 高麗 12 세기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344 호 이 정병은 국보 92 호 물가풍경 무늬 정병靑銅銀入絲蒲柳水禽文淨甁을 재료를 바꿔 청자로 만든 것이다. 무늬 역시 음각선을 파고 은사를 감입한 국보 92 호 물가풍경 무늬 정병과 달리 양각으로 갈대밭에서 노니는 기러기 한 쌍과 버드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원앙을 새겼다. 물가풍경 무늬 정병 靑銅銀入絲蒲柳水禽文淨甁 고려 高麗 12 세기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92 호 고려시대 일반적인 정병의 형태이며, 0.5mm 굵기의 은사로 몸체 전면에 섬 위의 버드나무, 크고 작은 섬, 고기잡이 배, 낚시꾼, 오리와 기러기 등을 아기자기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주입구 뚜껑과 병목 윗부분에는 투각한 은판이 덮여 있는데, 원래는 금도금이 되어있었다. 생동감 넘치는 무늬는 푸른 녹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한층 아름답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