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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 나온 권속들이 스무 명은 족한데 더부살이 종년처럼 부엌살림 도맡아서 보리쌀 절구질 해 연기로 삶아 건져 밥 짓고 국도 끓여 두 번 세 번 차려내고 늦은 저녁 설거지를 더듬더듬 끝마치면 몸뚱이는 젖은 풀솜 천근처럼 무거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