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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지금까지의 고려 복식을 연구 할 수 있었던 자료들 은 주로 불화 위주였으며 약간의 목우상과 초상화 그 리고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과 선녀(仙女) 등을 그린 고분벽화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복 식을 연구할 수 있는 고기록(古記綠)으로는 중국 송나 라 사신이었던 서긍(徐兢)이 쓴『고려도경(高麗圖經)』 과『고려사(高麗史)』 에 있는 여복지(輿服志), 고려 인종 때 엮은『상정고금례(詳定古今禮)』등이 있다. 고려도 경은 외국인인 서긍이 고려에 약 한달이라는 짧은 기 간동안 머문 후에 쓴 것이므로 신뢰성이 부족하며『상 정고금례』 는 왕복과 백관복에 관한 기록에 불과하다. 유물 또한 문수사 반비(半臂)와 약간의 불복장(佛腹藏) 등이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의 고려 복식 연구는 왕복 과 백관복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으며 일반 서민 들의 복식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자료와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00년 경남 밀양(密陽)시 청도면(淸道面) 고법리(古法里)에서 송은(松隱) 박익(朴翊) 선생( 1332. 7. 27 - 1398. 11. 27. 문집의 기록, 1332 - 1420. 호석 의 기록)의 묘(墓)가 발굴되어 우리는 새로운 벽화를 접할 수 있었다. 태풍으로 인해 박익 선생 묘가 훼손 된 것을 박씨 문중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중 화문석 (花紋石) 등을 발견하였다. 묘는 화강암을 판석상으로 잘 다듬어 조립한 장방형 석실로 되어있고, 그 내부 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박익 선생 묘의 벽화는 당시의 풍속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 었다. 묘주(墓主)인 송은 박익 선생은 공민왕(恭愍王)조에 문과에 급제하여 사재소감(司宰少監)1) 을 역임하신 분 으로 피장자와 축조시기가 분명하여 당시의 복식 뿐 만 아니라 회화, 풍속, 건축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 한 자료임에 분명하다. 본 연구에서는 밀양 고법리 벽화에서 보여지는 복 식을 조사 분석함으로써 자료가 많지 않은 고려말 조 선초의 일반인 복식 연구에 일조하고자 한다. II. 1. 선행연구 및 연구자료 박익 선생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고려말 조선초를 포함한 고려시대 전반에 걸친 복식연구와 그 자료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 대덕사(大德寺) 소장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는 관음보살(觀音菩薩)과 예배를 드리는 선재동자로 구성 된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 작품과 같은 도상의 원류는 돈황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있고, 이런 도상은 중국 내륙에서도 제작되어 고려에까지 파급되었으리 라 생각된다.2) 일본 대덕사 소장품의 제작시기는 14세 기 전반기를 약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3) 수월관음 도의 오른쪽에 있는 여인은 홍색 상(裳) 위에 황색 유 ( )를 입고 있다. 유에는 고름을 매고 있는데, 이는 유 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면서 띠가 없어지고 앞에 매듭 단추나 작은 실용성의 고름이 생기게 된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며, 깃에는 동정이 달려있다.4) 14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서복사(西福寺) 소장 관경서품변상도(觀經序品變相圖)에서는 9명의 시 녀 복장을 볼 수 있다. 유 위에 상이라고 하기보다 군 (裙)이라고 할 정도로 길고 넓은 치마를 입고 있다. 치 마허리를 뒤로 두르고 홍색장식 매듭을 한 조(組)를 길게 늘이고 있다. 그리고 표( )를 두르고 있는데 대 106 A 제5권 제2호 <그림 1> 와 裳을 입은 여인들 [수월관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