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page

가야는 과연 어디에 존재했는가? 제작진은 먼저 허 왕후가 찾아왔던 금관가야가 과연 어떤 나라였는지 알아봤다. 신화 속의 왕국 이었는지, 아니면 실체가 있는 왕국이었는지 찾 아 보기로 했다. 화려한 철갑 기마상이 발굴된 대성동 유적이며, 가야 왕궁이 있었다는 봉황동 일대를 취재했다. 봉황동이라니 이름부터 심상 치 않은 동네였다. 왕이 존재하던 시기에 감히 봉황이란 이름을 동네 이름으로 사용하다니. 왕 궁터가 아니면 감히 쓸 수 없는 이름이라고 한 다. 명불허전이었다. 봉황동에는 당시 가야의 위 엄을 나타낼 만한 토성과 고상가옥, 창고터, 제 사단 등이 있었다. 왕궁 주변에는 바다와 강이 둘러싸고 있었다. 금관 가야는 적이 함부로 침략 할 수 없는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허 왕후는 인도에서 왔는가? ‘나는 서역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이요.’ <삼국유사>에서 일연 스님은 수로 왕비를 그 렇게 소개했다. 이 한 줄의 글로 역사가 생기게 되다니. 서역 아유타국 공주? 어려서부터 우리 나라는 단일 민족 국가라고 배워오지 않았나. 가 야를 건국한 시조의 왕비가 가까운 중국이나 일 본도 아닌 서역 아유타국에서 왔다니. 아유타국 은 어디인가? 그럼 단일 민족은 또 어떻게 되는 지? 과연 왜 왔을까? 그 먼 나라에서 어떻게 오 게 되었을까? 어떻게 생겼을까? 공주 한 사람만 달랑 왔을까? 이미 알려진 얘기지만 2000년 전 에 벌어진 가야와 서역 아유타국 공주의 이 국제 결혼에 대한 의문이 새삼스럽게 꼬리를 물기 시 작했다. 제작진은 허황옥의 고향을 밝히기로 했다. 서 역 아유타국은 어디일까? 그동안 아유타국에 대 한 여러 설이 존재했다. 인도·중국·쓰촨성· 태국·일본, 심지어 동남아 어느 곳이라는 설이 분분했다. 그러다 수로왕릉의 대문 문설주에 그 려진 쌍어문양을 보고 힌트를 얻어 인도 아요디 아라고 밝히는 놀라운 성과를 얻어냈다. 당시 한 양대학교에 계시던 김병모 교수도 이에 동조하 고 쌍어문양 찾기에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거기 에 인도 왕족이 중국으로 망명하여 쓰촨지방에 있던 세력들이 우리나라로 흘러 들어왔다는 식 의 로망을 펼쳤다. 모두 그럴 듯했다. 과연 그런가? 도대체 일연 스님이 언급한 서역 아유타는 어디란 말인가? 프로그램의 초창기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아 유타국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 자신 스스로 가 한심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서울에서 김 씨 찾기가 아닐까. 지성이면 감천? 혹시 아유타는 중국이 변방으로 여긴 서역 지역의 한 나라가 아 닐까? 중국의 정사만을 집대성한 <25사>를 모두 뒤지기 시작했다. 중국 역사책에는 한나라 당시 변방과의 관계를 적은 기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뒤지느냐고? 중국 중 앙연구원 인터넷의 <25사>에서 아유타를 중국 어로 치면 아유타에 관한 기록이 나오도록 돼 있 다. 당시 서역에는 36개의 소국이 있었다. 그 중 비슷한 이름이 보이기는 했으나 정확한 아유타 는 없었다. 이번에는 KBS 춘천방송총국의 백승엽 차장 23 l May 2004 KBS Journal l 22 지식이 되는 방송 KBS KOREA <허황옥은 과연 인도 공주인가?> 가야 시조 허 왕후가 인도에서 온 까닭은? 한때 찬란한 문화를 이루고도 400여 년 만에 홀연히 사라져버린 신비의 왕국‘가야’ . 특히 인도에서 왔다는 수로 왕비 허 왕후에 대한 역사가들의 학설은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허 왕후는 인도에서 온 공주일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KBS KOREA 제작진이 가야와 허 왕후를 좇아 인도 현지를 찾았다. 1TV 5월 말 방송 예정 책임프로듀서 _이학송, 연출_안홍수 글 | 안홍수(위성제작국 PD) 가야 시조 김수로왕의 왕비였던 허황옥은 과 연 인도에서 온 공주일 까? 2000년 전에 벌 어진 이 국제결혼에 대 한 작은 호기심으로부 터 취재는 시작되었다. 그동안 서역 아유타국 에서 왔다는 그녀의 고 향은 인도일 것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 져왔지만, 새롭게 아유 타국의 원류를 찾아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