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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⑳ 97 대신할 만하였다. 11일 그대로 머물렀다. 12일 만초와 함께 강남호의 집에 가서 잤다. 밀 가루 수제비를 대접하는데 가늘고 연하며, 깨끗하고 부드러웠다. 참으로 내 식성에 딱 맞아서 거의 두 대 접을 다 먹었다. 진보(眞寶) 사람 이규의가 한집에서 함께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야기를 나누는데, 스스로 정성스러운 뜻을 보였다. 나이가 비록 걸맞지 않으 나 잠시 객지의 근심을 잊었다. 13일 집주인이 누런 닭고기와 흰 쌀밥으로 정 성을 다해 손을 대접하니, 그 뜻이 고맙다. 낮에 또 이종기의 집에 가니 메밀 만두로 대접해 주는데 야 물어서[딱딱하고 단단해서] 먹지는 못하고 그 뜻만 받았다. 어렵게 신개령, 이명세가 임시로 사는 곳에 도착 하였다. 명세는 출타하고 그의 큰형 영세(자는 명국 [明國])과 중형 훤세(자는 헌국[憲國]) 및 같이 사는 안 용선, 안맹선이 모두 기쁘게 맞아 대접해 주었다. 14일 같이 사는 사람인 이능항의 집에서 쌀밥 을 갖다주기에 놀랍고 이상해서 물으니, 국내에서 가져온 것인데 나를 위해 정성을 보인 것이다. 능항 은 출타하고 그의 사위 맹선과 마주 앉아 밥을 먹었 다.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이어 남은 밥을 또 싸서 점심거리로 장만해 주었다. 낮이 되어 집에 도착하 였다. 15일 오늘은 곧 신라와 고려의 가배(嘉排, 추 석) 날이다. 명주실과 삼실을 여자들이 짜서 각자 장 기를 다투었으나, 솜도 없고 삼도 없으니 다시는 옷 입을 계책이 없다. 탄식할 일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2021년 6월 2일 경북도청 1층 현관에서 열린 ‘만주망명 110주년 기 념 특별기획전’을 관람하고 있다(뉴스1 제공). 안동독립운동기념관에서 편찬한  『국역  백하일기』(경인문화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