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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⑳ 95 못가의 풀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란 무슨 의미일까? 중국의 시인 사영운(謝靈運, 385~433)이 영가(永嘉) 의 태수로 있을 때 시를 짓고자 종일 생각해도 시상 이 떠오르지 않다가 꿈에 집안 동생을 만나서 ‘못에 봄풀이 난다[池塘生春草]’는 시구를 얻고 나서 매우 만족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형제간의 그리움과 훌 륭한 시구를 의미하게 되었다. 한편 8월 24일 백하는 먼저 간 아우 김효락이 남긴 글들을 모아서 정리하는 일을 마치게 된다. 김효락은 백하를 따라 만주에 망명하여 독립군 기지 건설에 힘 을 쏟았고, 1919년 서로군정서 조직에 참여하여 활 약하기도 한 김만식(金萬植)의 아버지이다. 김만식은 그 후 군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국내를 출입하며 활동 하다가 1928년 일제에 체포되어 심한 고문을 당한 후 그 고문의 후유증으로 1933년에 순국하였다. 동생의 유고를 정리한 후 백하는 그 느낌을 시 한 수에 담아 남긴다. ‘못 가의 풀’이 등장하는 백하의 시 를 감상한 후 100여 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1일 흐림. 갑지기 풍통(風痛)이 나서 저녁부터 밤까지 고통스 러웠다. 2일 이계동이 와서 잤다. 3일 만식 조카와 이계동(본명 이봉희, 매부 이 상룡의 아우)이 함께 대우구로 들어갔다. 移謄曙山草稿畢 感吟一律  [서산초고 옮겨 쓰기를 마치고 느낌을 율시 한 수로 읊다] 嗟哉公達甫  아아! 공달 이 사람아 何歲復胚胎  어느 세월에 다시 태어나려나 夢斷池邊草  꿈 속에서 못가의 풀 끊어졌는데 魂歸雪上梅  혼은 눈 속의 매화로 돌아갔구나 光芬遺寶篋   빛나는 그대 글 보배 상자에 남아있는데 寃恨徹泉臺  원통한 한은 저승으로 통하였구나 一 掬 雙行淚  두 줄기 눈물을 훔치며 濡毫寫我懷  붓 적셔 나의 그리운 마음 적어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