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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⑲ 87 한편 15일자 일기에서 백하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전송하면서 ‘이장군이 하양에서 소중랑을 이별할 때’를 떠올리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장군 은 전한(前漢)의 무장으로 흉노를 치러갔다가 흉노군 에게 포위되었다가 항복한 이릉(李陵: ?~기원전 74 년)이라는 인물이다. 이 소식을 들은 한무제는 크게 노하여 이릉의 가족을 멸족시켰다. 이때 이릉을 변 호했다가 궁형에 처해졌던 사마천이 『사기(史記)』를 완성하여 역사학의 아버지가 되었다. 소무(蘇武, ?~기원전 60년)는 이릉이 항복하기 1 년 전에 흉노에게 사신으로 갔다가 억류되어 19년간 흉노의 땅을 전전하다가 한나라로 돌아왔는데, 소무 가 고국으로 돌아갈 때 이릉이 소무에게 준 다음과 같은 시를 백하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서 마음속에 떠 올리고 있었다. 여소무시(與蘇武詩) - 소무에게 주는 시 - 携手上河梁  손을 잡고 다리에 오르니 游子暮何之  떠나는 벗이여 해질녘에 어디로 가는가? 徘徊蹊路側  길가에서 배회하면서 悢悢不得辭  슬프고 슬퍼서 말을 할 수가 없구료 行人難久留  떠나는 이 오래 머물 수 없으니 各言長相思  서로 오래도록 잊지 말자 다짐할 뿐. 安知非日月  해와 달이 아니라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弦望自有時  그믐과 보름이 스스로 때가 있음을! 努力崇明德  바라노니 밝은 덕을 높이 쌓아서 皓首以爲期  백발이 되어도 꼭 만나기를 기약하세 去處又無聊  가는 곳마다 무료하기만 하네 海壑鯨潮漲  험한 바다 큰 파도 넘치고 風枝鳥羽翛  바람 이는 나뭇가지에 새 날개가 상하고 마니 天高山日暮  하늘은 높고 산에 해가 저무는데 秋月印東橋  가을 달은 동교에도 비추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