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page

해외박물관 기행 • ⑦ 프랑스 캉기념관(1) 83 캉기념관의 상징조형물과 기억· 추모의 정원 캉기념관의 야외 녹지공간 에는 두 개의 상징조형물이 있 다. 하나는 권총 총열을 엿가락 처럼 꼬은 형상을 한 “비폭력 (Non-Violence)”이란 작품이 다. 작가는 스웨덴의 유명한 화 가이자 조각가인 칼 프레드릭 로이터스바르드(Carl Fredrik Reuterswärd, 1934~2016)다. 원래는 뉴욕의 스트로베리 필드 에 설치되었으며, 현재는 유엔 본부 앞에도 설치되 어 있다. 다른 하나는 높이 약 7.6미터의 “무조건 항 복(Unconditional Surrender)”이란 작품이다. 전쟁 의 종식을 기념하며, 해군 군인이 간호사를 들어 올 리고 키스하는 모습 담았다. 미국 조각가인 Seward Johnson(1930~2020)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45 년 8월 14일, 즉 V-J Day(승전의 날) 당시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 촬영된 보도 사진가였던 알프레드 아이 젠슈타트(Alfred Eisenstaedt, 1898~1995)의 유명 한 사진을 재현한 것이다. 이 두 상징조형물은 캉기 념관이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박물관 주변에는 또 전쟁에서 희생된 연합군을 기 리는 미국·캐나다·영국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미 국 정원’은 제2차 세계대전 유럽전선 해방50주년을 기념하여 1994년에 조성하였다. 정원의 중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분수가 자리 잡고 있으며, 둘레에 는 미국 50개 주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이 반원형으 로 배치되어 있다. 미국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노르 망디 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이 정원은 미국 전몰장병과 해방작전에 참전한 군인들 을 기리는 공간으로서 ‘추모의 정원’으로 기능한다. 캐나다 정원은 1995년 캐나다 뉴브런즈윅 출신 조경가 브라이언 존슨(Brian Johnson)의 설계로 조 성되었다. 특히 여기에는 그의 지도 아래에서 몬트 리올과 오타와의 건축학도 12명이 설계와 시공에 참 여하여 완성하였다. ‘기억의 공간’ 창조에 젊은 세대 가 능동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기억의 세대적 계 승이란 평가를 받는다. 정원의 낮은 벽면에는 캐나 다군이 해방한 노르망디 지역 122개 마을의 이름 을 새겨 넣었다. 중앙에는 고대 로마시인 베르길리 우스의 문장인 “Nulla dies umquam memori vos eximet aevo(그 어떤 날도 그대를 기억에서 지우지 못하리)”가 검은 화강암 비석에 새겨져 있다. 침묵과 사색, 고요한 감정을 유도하는 구성이다. 정원의 핵 심 구조물 자체가 ‘기억의 언어’로 조성되어 있다. ‘영국 정원’은 찰스 왕세자(현 국왕 찰스 3세)의 방 상징조형물 ‘비폭력(Non-Violence)–매듭지어진 권총’ 조각상(Wikipedi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