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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25년 6월 Column    명사 칼럼 작은 소리 큰 울림   해방 80주년을 맞는 우리나라의 대내외 상황은 엄혹하다. 국제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새로운 냉전이 격심해지면 서 어느 나라보다도 그 사이에 놓인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은 날로 커지고 구체화되고 있다. 그 한 작은 사례가 바로 중국이 서 해의 잠정조치수역(PMZ)에 사실상 인공섬을 만든 일이다. 지난 4월 중순에 드러난 중국의 이 짓은 우리나라의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 사실상의 인공섬을 근거로 서해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함으로써 지난날 ‘동북 공정’을 떠올리게  하는 ‘서해 공정’을 시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새 정부에 거는 기대 국민화합 이루고 경제난국 돌파구 열어 불안한 민심 안정시켜야 : 지도층의 희생이 긴요하다 대외적 위기 · 국내 사실상 ‘내전’ 상태, 위기극복 절실 새 대통령과 지도층, 자기 희생으로 국민 저력 이끌어 내야 글ㅣ김학준(단국대학교 석좌교수) 엄중한 국내외 상황과 심각한 국민 갈등 미국에서 지난 1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자행하는 대외행태 역시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 무엇 보 다 해외로부터의 수입품에 과도한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당장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에 큰 부담을 안겨주 고 있 다. 실제로 이 ‘관세 폭풍’으로 대미수출이 줄어들었고, 그것은 또 국내 기업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다른 한편 으로, 러시아 · 우크라이나전쟁에 러시아의 압력을 받은 북한이 큰 규모의 병력 파견으로 참전한 일 역시 우리 나라의 안보 그리고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김정 은의 표현을 빌린다면, ‘육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경계의 대상이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무엇보다 사실상의 ‘내전’ 상태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십수 년 전 부터 내려오던 정치세력들 사이의 싸움은 특히 지난 12월 3일의 ‘비상계엄 소극(笑劇)’을 계기로 더욱 악 화되 어 총과 칼만 들지 않았을 뿐, 크고 작은 ‘전투’는 여러 전선에서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 사이의 대화도 이 만저 만 거칠어진 것이 아니다. 글자 그대로 전시에 적국인을 상대로 퍼붓는 것 같은 언어들이 자주 쓰이고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