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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 석주 이상룡의 독립운동과 역사 인식 49 고 봤다. 그리고 인류 역사의 전개 과정을 통치자의  성격과 형태에 따라 다군(多君) · 일군(一君) · 민주(民 主) 3세(世)로 나누고, 추장시대(酋長時代) → 봉건시 대(封建時代) → 군주전제시대(君主專制時代) → 입헌 군주시대(立憲君主時代) → 총통시대(總統時代) → 무 총통시대(無總統時代)로 나아간다고 보았다. 이 가운 데 총통시대는 민주공화제, 무총통시대는 사회주의  국가체제를 가리킨다. 그러면서 사회주의가 추구하 는 이상사회가 공자가 말한 대동사회라고 파악하였 다. 곧 사회주의가 바로 대동사회로 이행하는 진로 라고 적극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이상룡은 유교의 대동사회가 표방한 이 상세계와 사회주의가 표방한 이상세계를 합일시킴 으로써 유교의 본질을 수구적 학문에서 인류 역사의  모든 가능성을 인도하는 진보적 학문으로 귀결시켰 다. 이는 서양의 근대사상, 특히 정치 · 사회사상에 대 한 공부와 만주 망명 이후 경학사 등 여러 자치기구 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중의 역량이 강조 되면서 전통적 신분제 질서를 벗어나 평등사회 를 지 향하였음을 보여준다. 석주 이상룡은 퇴계학통을 계승한 유학자이면서  신학문, 즉 서양의 근대사상을 적극 수용하였다. 그 리고 민족이 처한 현실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실천가 였다. 그는 1910년 경술국치 전에는 백성을 근대국 가의 ‘신민(新民)’으로 변화시켜 국권을 수호하려고  하였으며, 만주로 망명한 이후에는 ‘독립전쟁론’을  실현하기 위해 자치기구 경학사 · 부민단 등을 결성하 고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군을 양성하였다. 그러면서  한민족의 새로운 독립운동 터전인 만주가 갖고 있는  역사적 당위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민족 고대사를  부단히 연구하여 그 정통성을 세웠다. 이는 이상룡 이 저술한 『대동역사』를 통해 신흥무관학교 독립군 들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더불어 그의 역사 인식은  한국근대 사학사에서 1910년대와 1920년대 민족주 의 사학의 특징을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필자 한준호 안동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같은 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을 거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학예연구부장을 역임했 다.  현재 국립경국대학교 안동문화연구소 연구원과 한국근현대사학회 총무이사로 있다. 대표 논저로는 「안동출신 의병장 류시연 연구」(2005), 「척암 김도화의 문집간행 과  독립운동」(2023), 『언론을 통해 본 근현대 문경 100년과 100대 사건』(2022, 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