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page
Special Theme • 종군기자 맥켄지(F.A.Mackenzie)가 기록한 1907년 의병전쟁 43 의 의병들이었다. 신식 군복을 입은 청년이 이끄는 부대였다. 이들은 외형적으로는 군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장비는 여전히 열악했고, 조직도 허술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확실한 애국심과 독립에 대 한 열망으로 뭉쳐 있었다. 『대한제국의 비극』이 전하는 의미 맥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은 단순한 외국인의 여행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당시에 대한제국 에서 벌어졌던 잔혹한 진실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 는 귀중한 증언이다. 그의 글은 일본의 통제 하에서 내부 기록이 왜곡되거나 은폐되던 시기에, 제3자의 시각에서 의병전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는 의병의 무기, 복장, 전투 방식뿐 아니라, 그들 과 민중이 겪는 심리적 고통과 현실적인 곤란, 그리 고 일본군의 조직적인 탄압을 객관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외국인에 대해 공격하지 않는다는 의병의 규 율, 부상병을 서양인에게 치료받고자 하는 기대, 지 역 부호들의 후원 등을 통해 당시 의병 조직의 성격 과 한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맥켄지의 기록은 당시 일본군의 잔혹함 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하였으며, 훗날 대한 제국의 독립운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되 었다. 『대한제국의 비극』은 단지 한 외국인이 대한제국 에서 본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잊혀질 뻔한 의병들의 저항과 민중의 아픔,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외부에 알리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다. 오늘날 『대한 제국의 비극』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의병의 싸움’을 넘어, 민족 전체의 생존과 자유를 향한 투쟁의 의미 를 되새길 수 있다. 의병은 단지 무기를 든 병사가 아 니라, 자신의 삶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용감하고 치 열한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연세대학교에서 의병을 주제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사연구회 편집이사, 한국역사연구회 근대사분과장, 한국근현대사학회 총무이사를 역임하였다. 현 재 해솔소프트웨어인문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대표논저로는 『근대전환기 지역사회와 의병운동 연구』, 선인, 2019 ;「1905년 이후 노원지역 의병운동의 전개 와 성격」, 『한국근현대사연구』 111, 2024 등이 있다. 2020년 제21회 의암대상 학술상을 수상하였다. 필자 심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