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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 잊혀져 가는 의병정신, 다시 소환해야 27 6월 1일은 2010년 5월 정부에서 제 정한 법정기념일인 ‘의병의 날’이다. 이에 의병정신을 ‘다시 소환’한다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간단한 의견을 밝혀보기로 한다.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제거하고 인(仁)으로 악을 대적 하는 방법’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주 장에서 우리는 의병항쟁이 단순히 약 한 자의 정의라는 소극성이 아니라, 오히려 강한 자의 불의(不義)를 바로 잡는 적극성을 발견할 수 있으니, 우 리의 의병정신은 온 인류가 함께 승 리하는 참다운 세계평화의 활력으로 작용할 우리 민족의 소중한 정신문화 이며, 동시에 온 인류에 필요한 시대 정신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에 오늘 날 다시 의병정신을 소환하는 의미가 있다. 6월, 의병의 날(6월 1일)이 있는 달이다. 월간 『순국』 편집회의에서 6 월호의 기획주제를 ‘의병과 의병정신의 재조명’으로 정했다. 편집주간 장세윤 박사는 필자에게 「잊혀져가는 의병정신, 다시 소환해야」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달라고 주문하였다. 장박사는 내심 한말 ‘위정척사 파’들의 의병항쟁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는 듯했다. 하지만 필자는 의병정신을 ‘다시 소환’한다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싶 어졌다. 다시 말해서 나는 ‘소환’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두고 이 글을 쓰 기로 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잊혀져 가는 의병정신을 다시 ‘소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왜’ 소환해야 하는가? 다행스럽게도 우리 역사는 이미 의병정신을 소환한 분을 가지고 있 다. 백암 박은식(1859~1925)은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서 의병에 대 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병은 민군(民軍)이다. 국가가 위급할 때 즉각 의(義)로써 분기하 여 조정의 징발령을 기다리지 않고 종군하여 적개(敵愾)하는 사람이 다. 우리 민족은 본래부터 충의(忠義)가 두터워 삼국시대부터 외환에 있어서 의병의 적공(積功)이 가장 탁월하고 현저하였다. 조선에 와서 는 선조 때에 왜구에게 짓밟힘이 7년이나 되었다. 그런데 혹은 유림 이 혹은 향신(鄕紳. 지방 양반)이 혹은 승려들이 다 초야에서 분기하 였으니, …오직 충의의 격려(激勵)로써… 결사감전(決死敢戰)하였다. 앞사람이 쓰러지면 뒷사람이 계속해서 적이 물러갈 때까지 싸우고야 말았다. 수훈(殊勳)과 고절(高節)은 일월처럼 밝게 빛나며 강상(綱常) 을 부식(扶植)하고 영토를 회복하는 데 크게 힘입은 바 있다. 그러므 로 의병은 우리 민족의 국수(國粹)요 국성(國性)이니, 나라는 멸할 수 있어도 의병은 멸할 수 없다.” 백암은 의병을 ‘민군(民軍)’이라고 칭하고 있다. 민은 관(官)에 대응하 는 개념이다. 국가가 뜻하지 않은 위기를 맞았을 때 임금이나 정부의 명을 기다리지 않고 ‘의로움’이라는 가치를 무기로 하여 분연히 일어나 는 사람들이 바로 의병인데, 이러한 의병의 전통은 멀리 삼국시대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