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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역사기행 ➋ • 한국통감과 조선총독의 일본 현장을 가다 ⑦ 117 우리에게 남은 하세가와에 대한 기억 요즈음 우리 문화에도 기억의 여러 형태가 공존하는 것 같다. 예 전에는 훌륭하고 멋진 역사나 문 화를 찾고 고양하는데 힘썼다면, 요즈음에는 어둡고 감추고 싶었 던 역사나 문화도 우리 것이므로 당당히 밝혀서 반성하여 미래 발 전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 장도 있다. 이른바 ‘다크 히스토 리’ 같은 유형이다. 하세가와는 이 부분에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지 금 서울 중심부의 아주 중요한 도 로인 소공동이 일제강점기에는 하세가와의 이름에서 유래하여 ‘하세가와초[長谷川町]’라고 불렸 다. 이 거리는 명치좌(明治座)라고 불렸던 지금의 명동으로 연결이 되었다. 하세가와는 조선총독을 끝으로 은퇴하여 도쿄에서 여생을 마쳤다. 하세가와를 이어 부임한 조선 총 독은 해군대장 출신인 사이토 마 코토[齋藤實]였다. 그의 부임과 함 께 식민지정책에도 변화가 오게 된 다. 1919년 3·1독립운동으로 자극 을 받은 일제가 정책의 기저를 무 단정치에서 문화정치로 바꾼 것이 다. 그러나 실상은 크게 변하지 않 았다. 단지 표면상으로만 유화정책 을 표방한 것이었다. 화성 제암리 사건을 은폐·왜곡한 조선군 사령관 우쓰노미야 다로[宇都宮太郞]는 경 질되지 않고 여전히 무단정치의 기 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대학교 사학과 교수 · 부총장,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문화재위원(사적분과위원장), 국사편찬위원, 러시아 국 립 극동대학교 교환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환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후삼국시대 궁예정권 연구』(혜안, 2007), 『성암 손창원』(두이기획, 2023), 『나 의 일본 여행』(두이기획, 2018), 『나의 그리스 여행』(엘피, 2008) 등이 있고, 번역서로 『정한위략(征韓偉略)』(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2023) 등과 다수의 논문이 있다 . 필자 이재범 이와쿠니 성 천수각에서 내려다 본 이와쿠니 시가 전경. 긴타이  다리(가운데)도 보인다. 천수각 내부 전시 ‘이와쿠니시 출신 저명인 초상’에 전시되고 있 는 하세가와 사진(가운데)